돌격소총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StG 44'는 독일이 패전국이 되면서 승전국인 소련과 미국으로 기술 대부분이 흘러들어 갔다. 미하일 칼라시니코프와 유진 스토너가 전면에 부각되기는 했으나 서방과 동구권 돌격소총은 StG 44의 아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서방과 동구권을 대표하는 AR-15와 AK-47은 훌륭한 완성품이었으나 완벽하지는 못했다. 소구경 고속탄인 5.56×45mm 탄을 사용하는 AR-15는 7.62×39mm 탄을 사용하는 AK-47에 비해 대인 저지력이 떨어졌고 AK-47은 확장성이 부족했다.
기존 돌격소총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반동을 제어하고 조준력을 높이며 휴대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구조를 발견하게 되었고 '불펍식' 이라고 규정하게 된다. 전통적인 돌격소총에 비해 장점이 많은 구조였으나 악명을 떨친 몇 가지 총기로 인해 저변을 확대시키지 못했다.
가장 악명을 떨친 것은 영국군 제식소총 SA80이다. SA80은 총기를 잘 만들기로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리엔필드 조병창에서 개발했기에 완성도에 대한 의심이 적었으나 불펍식 돌격소총이 가진 단점을 완벽하게 드러내기만하는 대표가 되었다.
내구성과 신뢰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독일 총기회사 H&K(헤클러&코흐)가 개량을 담당하게 된다. 개량된 SA80 2형은 그런대로 완성도를 높이면서 평가를 달리하고 있으나 불법식 돌격소총에 대한 인식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SA80과 다르게 불펍식 돌격소총이 가진 장점을 구현한 오스트리아 제식소총 "슈타이어 AUG" 는 인식을 달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펍식이라서 단점을 가진 것이라고 보다는 잘 만들지 못해 생긴 인식이라는 것을 슈타이어 AUG가 증명했다.
5.56mm 나토탄을 사용하는 슈타이어 AUG는 짧은 총신으로 휴대하기 용이하고 전장에 비해 사거리가 길었으며 내구성과 신뢰성이 높았다. 오스트리아군은 "StG-77" 이라는 제식명으로 제식소총으로 명명하였고 일부 국가에서 제식 채택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제식소총 FAMAS와 이스라엘 IWI(Israel Weapon Industries)에서 생산했던 제식소총 타보 TAR-21도 성공하지 못했던 불펍식 돌격소총을 성공작으로 인식시켰다.
9mm 기관단총, 지정사수 소총으로 변형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피카티니 레일을 추가부착하고 악세사리를 부가할 수 있는 슈타이어 AUG가 미국 경찰 특공대에서 일부 채용되면서 특수부대와 경찰 특공대에 적합한 총기로 알려지기도 했다. 현대 전장이 시가전으로 바뀌면서 총신이 짧은 카빈형이 대세가 되었고 흐름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완성도 높은 총기로 이름을 올리기는 했느나 전통적이며 보수적인 개념을 가진 군대 내 인사들은 백병전에 불리하다는 이유를 들어 제식 채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불펍식으로 된 짧은 총신은 다루기 쉽고 사거리가 줄어들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 백병전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짧아진 총신으로 인해 조준거리가 짧아 망원스코프를 사용해야 하며 무게가 뒤쪽으로 치우치는 점을 개선하지 못했다.
체구가 작고 민첩성을 요하는 부대와 기갑병, 여성 장병에게 슈타이어 AUG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