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이 이후 경직된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래 청사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대륙을 관통하는 열차가 놓일 것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을 기대하고 있으며 경제 협력을 통한 동아시아 허브의 중심이 될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희망적인 기대와 함께 여전히 존재하는 위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는 의견도 있지만, 얼음처럼 차갑게 식었던 관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남한과 북한에게 갑자기 불어닥친 따스한 바람에 주변국은 환영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화해무드에 우려를 표시하는 일본은 오랫동안 남북의 얼어붙은 관계가 정치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통해 정치적인 위기를 타개하면서 공생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은 남한과 북한이 협력 관계로 돌아서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2차대전 이후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지속하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우선권을 확보했던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최일선이었습니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나뉘어 이데올로기의 중심에 섰을 때 미국은 '에치슨라인' 을 언급하면서 한반도를 동북아시아 전략에서 배제했습니다.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적 방어선에 대해 일본을 언급했고 중국의 군사력이 증가하면서 미국이 견제에 나선 가운데 우선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동북아시아에서 패권국으로 스스로를 겨명하면서 권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핵을 보유하면서 미국과 수교를 거쳤고 냉전 시절 구소련과 경쟁으로 치달았던 핵 경쟁에 참가했습니다. 소련을 상대하기도 어려웠던 미국은 중국의 핵 저지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지만 소련이 재정적인 위기로 무너지면서 고민이 사라졌습니다.
소련이 무너지기 전까지 중국은 미국과 직접적인 핵 저지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고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를 실감하게 됩니다. 7,000기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을 사용했던 소련과는 다른 방식을 찾아야 했습니다.
중국은 500기의 핵탄두를 미국 본토로 향하지 않았고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에게로 맞췄습니다. 미국은 본토를 내주는 것에 대해 본질적으로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주한 미군이나 주일 미군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파병된 미군 캠프가 직접 공격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는 하지만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미국 본토가 직접 공격 대상이 되는 것보다는 우회하는 방식이 미국 내 여론을 잠재우기에 좋은 방향이었고 표면적으로 거론하지도 않았습니다.
미국은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을 볼모로 내주면서 본토를 지킬 수 있어 오히려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중국과의 관계가 극한으로 치달았을 때 가장 먼저 타격 대상이 되는 것은 한반도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한반도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균형을 맞추는 역할이 추가된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위험이 줄어들수록 주한 미군에 대한 필요가 줄어들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의 핵 저지력은 일본으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주변국인 한반도가 하나의 힘으로 뭉쳐지는 것에 대한 견제가 필요해지며 중국을 직접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북이 화해무드로 협력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은 일본으로서는 정치적이나 군사적, 지리적 패권에서 우선권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평화의 분위기가 감도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