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8. 13. 06:00




GM대우 시절 호주 현지법인 홀덴의 WL 스테이츠맨을 수입하여 아카디아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플래그쉽으로 내세웠습니다. 대륙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모델로 묵직하고 단단함을 가진 외관이 관심을 끌었고 당시 기함의 상징이었던 V6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GM에서는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카디아의 뒤를 이어 플래그쉽에서 어느 정도 점유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당시 GM은 한국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유저들의 성향을 잘 모르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했습니다.





유저들이 제기한 단차 문제를 두고 기능상에 이상이 없는 컴플레인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고 유저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북미시장과 유럽시장에서는 중대한 결함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심각하게 대처하지만 그 외의 사항에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스테이츠맨을 당시로서는 상당히 진보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었으며 시장에서 어필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소형에도 접목되고 있는 차세제어장치와 전자제어 서스펜션, AV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었으며 뒷자석에서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모니터가 헤드레스트에 장착되었습니다.


블라우풍트의 오디오 시스템은 명성대로 좋은 음질을 제공했고 후륜구동임에도 넓은 뒷자리 공간을 확보하였습니다. 오너드리브보다는 쇼퍼드리븐에 가까운 모델이었고 럭셔리를 느끼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점이 많은 모델임에도 시장에 공개되면서 유저들에게 불만의 소리가 커지게 된 것은 북미와 호주에서 통용되었던 편의사양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좌핸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이드 핸드브레이크의 위치와 도어가 아닌 기어노브 밑에 위치한 윈도우 개폐버튼...


플래그쉽임에도 자동으로 백밀러가 접히지 않는등 한국유저들이 좋아하는 옵션은 없었고 필요하지 않은 옵션을 탑재했습니다. 홀덴의 유명세를 업고 들여온 것은 괜찮은 방향이었지만 한국시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던 것이 실수였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애프터마켓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유저도 많았으며 기어노브 앞에 위치하고 있어 시인성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달리고 서는 기능에서는 뛰어난 감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편의사항에서는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점유를 늘이지 못했습니다.


한국시장에서는 기본기만 충실한 모델은 성공한 적이 없었고 편의사항이 이채로운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GM은 그런한 한국시장의 특화된 특성을 파악하는 것보다는 유명세를 가진 모델을 들여와 판매를 촉진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었습니다.





글로벌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작은 시장에 그다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싶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시장의 파이가 작고 소비자의 방향이 GM과 다르기 때문에 한국시장만을 위한 모델을 따로 생산하기에는 수익면에서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스테이츠맨은 대체적으로 좋은 평을 듣고 있으며 더 많은 판매고를 기록할 수 있는 모델이었지만 GM의 판매노력이 모자랐다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자동차 자체의 성능보다는 마케팅에 의한 성패가 이루어지는 것이 자동차시장이라는 것을 상기해보면 스테이츠맨은 마케팅의 어필이 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륙의 품격을 갖추고 왕이 되고 싶었던 플래그쉽 세단은 1년 2개월의 기간 동안 1,760대의 안타까운 판매고를 기록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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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