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6. 29. 06:00




GM은 한 때 포드, 크라이슬러와 함께 빅3라는 명성을 가진 제조사였습니다. 미국 성향의 대배기량을 가진 SUV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두로 승승장구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가 2008년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포드는 자력으로 GM과 크라이슬러는 구제금융을 신청하며 회생에 나서게 되었고 실마리를 한국GM에서 찾게 됩니다. 소형차를 만드는 자회사인 오펠의 아스트라와 코르사가 유럽시장에 집중되어 있다는 이유로 2007년 경 한국GM에게 소형시장의 모델들을 분산하게 됩니다.





오펠의 해치백 모델 아스트라...





코르사...


2002년 인수한 한국GM은 라세티, 젠트라, 마티즈라는 소형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었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글로벌 GM은 크루즈, 아베오, 스파크로 이름을 바꾸면서 소형차를 바탕으로 구제금융에서 서서히 회복을 하게 됩니다.





한국GM의 라세티...





젠트라...





마티즈..


공장이 폐쇄 직전에 있던 오하이오 로즈타운에서 크루즈를 생산하고 미시건 오리온타운쉽에서는 아베오를 미국명 소닉으로 생산하게 되면서 자금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한국GM은 글로벌의 물량을 소화하기가 어려웠고 CKD(Complete Knock Down)까지 생산하면서 GM의 중심으로 떠오릅니다.





크루즈가 전세게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게 되고 남미와 아시아, 러시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남아공에까지 판매가 되는 효자 모델로 거듭나게 됩니다.





전통적으로 대배기량의 차량들만 생산하던 GM에게 소형차들은 생소한 분야였지만 한국GM에서 생산된 CKD의 도움을 기반으로 미국 내에서도 자체생산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GM을 CKD사업의 전세계 표준"으로 삼겠다는 말을 던지며 한국에 힘을 실어주었고 소형 모델의 수출량을 도맡아하는 주력으로 추대되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로 합병되는 굴욕을 겪었고 GM은 구제금융을 통해 회복하며 글로벌에서 다시 재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GM의 소형 주력이었던 오펠과 영국시장의 복스홀은 볼멘소리를 내었고 안정세에 접어든 GM은 한국시장에서 수출물량을 줄이기 시작합니다. 완성차 생산보다는 CKD물량을 늘이면서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원칙에 위배되는 행보를 걷기 시작합니다.


2016년부터 생산량을 60만대로 줄이고 2019년까지 43만 6,500대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한국GM의 철수설이 불거지자 정부는 세르히오 호샤 CEO와 면담을 했고 "We are here to stay"라는 말로 답을 전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들과 관계자는 호샤 CEO의 발언을 언급하며 GM의 철수는 없다고 단정했지만 그가 했던 말은 GM의 호주법인 홀덴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했던 워딩입니다. 높은 임금과 노사협정을 핑계로 2017년까지 호주법인 홀덴의 철수결정이 난 뒤 10일만에 GM이 유투브를 통해 발표한 캠페인의 문구입니다. (정치적인 것이 결부되기는 했지만...)


"We are here to stay"는 호주에서 철수를 하더라도 수입 브랜드로 남겠다는 표현이었고 한국에서도 같은 발언을 한 것입니다. 지난해 GM의 수뇌부는 한국의 불안정한 정세와 높은 임금에 대해 언급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의 이전을 암시했습니다.





오펠의 모카로 명명된 모델인 트랙스를 스페인의 사라고사공장으로 이전했고 같은 플랫폼을 쓰고 있는 아베오도 한국공장에서 생산량을 급격하게 줄이고 있습니다. 크루즈는 이미 멕시코공장에서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글로벌에서는 엠버프로젝트를 발표하였습니다.


브라질, 인도, 러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공에 저가 소형차 개발 프로젝트인 엠버로 인해 한국공장에서 현재와 같은 물량을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CKD를 통해 완성차를 조립하던 시스템을 벗어나 GM의 원칙인 "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국시장의 판매는 20%밖에 되지 않으며 CKD와 수출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러니는 GM의 원칙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한국만 에외인 것이다.)


올란도는 단종을 예고했고 캡티바는 후속 모델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2016년 GM은 한국시장에서 행보를 갑자기 바꾸게 됩니다. 신형 말리부를 북미 출시와 거의 동시에 함은 물론이거니와 북미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여 중형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게 됩니다.





카마로 SS의 6.2리터 V8 모델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고..





볼트까지 수입할 예정입니다.


급격하게 물량을 줄이고 있던 한국시장에서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에 출시될 크루즈까지 수입할 것을 예고하면서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임하고 있습니다.


GM의 방향이 급격하게 변한 것은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GM의 지분 매각이 발표되고 난 직후부터입니다. 한국GM에서 싸게 매입한 CKD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를 판매하는 전략을 펴 온 글로벌 GM 때문에 많은 생산에도 불구하고 한국GM의 매출은 손실이었습니다.


산은이 현재 상태로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2,000억의 손실을 보게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글로벌 GM이 알고 있고 2017년까지 비토권 (중대사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해의 실적에 달렸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산은이 보유한 지분 17%를 회수하게 되면 한국GM은 완벽한 자회사가 되는 것이고 동의 없이 철수나 이전을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상하이자동차가 6%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비토권 행사인 15%에는 모자라는 수치입니다.


말리부와 카마로 SS, 볼트까지 투입하면서 이익을 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게 있습니다. 산은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GM은 유투브를 통해 "We are here to stay"를 다시 한 번 방송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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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