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6. 6. 11. 16:10




가장 혹독한 훈련을 말할 때 언급되는 것이 특수부대입니다. 최고의 수준을 가지고 있는 영국의 SAS와 미국의 네이비씰은 선발과정부터 대원이 되기까지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특수부대 못지 않게 혹독하기로 소문난 병과가 바로 저격수(Sniper)입니다.


저격수는 홀로 적진에서 임무를 수행하거나 목표를 기다리기 위해 수 시간 또는 수 일동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 고도의 능력을 지녀야 합니다. 가장 혹독한 훈련에 특수부대와 함께 저격수훈련이 언급되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멘탈과 체력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료들보다 무거운 장비를 가지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길리슈트를 입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2차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저격수는 비겁하고 비도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비신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한 '겨울전쟁'에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 저격수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런한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얀사신으로 불리웠던 시모 해위해는 마땅한 무기조차 없는 핀란드를 침공한 소련군에 맞선 군인이자 저격수였습니다. 공식적으로 저격한 숫자가 500을 넘고 비공식적으로는 800 이상이라고 하니 지금까지도 전설로 불리우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발각된다는 이유로 망원스코프를 사용하지 않았다.)


소련군은 시모 해위해을 위해 따로 부대를 만들 정도로 위협적인 존재였고 쉽게 생각했던 핀란드에 굴욕을 당하며 퇴각하게 됩니다. 이를 본 독일의 히틀러는 소련을 전력이 자신의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불가침조약을 깨고 소련침공인 '바르바로사 작전'을 계획하게 됩니다.


소련의 전력을 약하게 판단한 히틀러는 동부전선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으며 패망의 길에 접어들게 됩니다. 핀란드이 이름 없는 저격수가 2차대전의 향방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고 독일이 패망하게 되는 시발점이 됩니다.





겨울전쟁에서 저격수의 영향력을 실감한 소련은 물론이고 유럽에는 저격수의 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됩니다. 뛰어난 저격수 한 명의 역할이 전장에서 어떠한 결과를 초해하는 지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에 인지도가 급상승하게 됩니다.


직접 경험한 소련은 세심하고 침착하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여성들을 저격임무에 부여하고 많은 성과를 얻게 되는데 그 중에서 최고의 숫자를 기록한 여성 저격수가 루드밀라 미하일로브나 파블리첸코입니다. (동부전선에서 밀리면서 엄청 급했기 때문이라는 후문...)





소리없이 다가와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저격수들은 당시에 무서운 존재이기도 했지만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존재였습니다. 포로 규정에 따라 수용소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저격수는 발각되는 즉시 사살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여성 저격수의 경우 발각되면 치욕을 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에 소련은 수류탄을 지급했고 자폭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습니다. 실전에서 발각된 소련의 여성 저격수들은 실제로 많이 자폭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루드밀라도 그랬지만 전자에 투입된 여성 저격수들의 나이는 고작 19세나 20세였습니다.





저격술과 함께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는 루드밀라 파블리첸코는 1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무려 309명을 저격하는 뛰어난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위급한 동부전선에서 루드밀라가 발휘한 능력 덕분에 얻은 별명은 '죽음으로 이끄는 숙녀'였습니다.


308의 숫자를 기록한 니나 알렉세이에브나 로코프샤야보다 숫자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그녀가 활약한 기간에 비하면 상당한 전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드밀라가 저격에 사용한 것은 그다지 좋은 평을 듣고 있지는 않은 모신나강 M1891/30입니다. 시모 해위해도 사용했지만 신뢰도나 명중률이 그다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총으로 최고를 기록한 것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엄청난 반동과 볼트액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이 일쑤였지만 당시 소련의 상황으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자존심 강한 소련이 미국의 무기를 반입할 리도 만무했고 정교하기는 하지만 적국인 독일의 무기를 쓸 수도 없는 일...


최고를 기록한 루드밀라 파블리첸코는 부상과 함께 저격수를 그만 두고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많은 소련의 어린 여성 저격수들은 종전을 맞을 수 없었습니다. 소련이 동부전선에서 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루드밀라와 같은 여성 저격수들의 공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저격수들은 가장 뛰어난 장비로 더 먼거리에서 저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수부대의 일원이 되어 중요한 임무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총성으로만 존재를 알 수 있는 저격수들은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를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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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