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6. 8. 03:06




SM6는 출시와 함께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중형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장본인이며 돌풍의 중심에 서있는 것을 넘어 중형시장의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시장의 중형은 소나타라는 인식이 SM6로 옮겨졌고 시대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소문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매 번 깨닫지만 자동차에 대한 증폭된 정보의 확산속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SM6는 이미 대중들에게 그랜져나 K7과 동급의 차량으로 인식되어 있으며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가진 르노가 만든 한국형 중형차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르노삼성의 SM6가 출연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형시장은 2리터 자연흡기가 대세였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그다지 큰 변화를 갖지 않았습니다. 석유억제정책을 쓰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대배기량의 고출력 엔진을 얹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인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국산 브랜드가 대배기량의 고출력을 포기하고 선택한 것이 2리터에 가까운 자연흡기 엔진이었고 세금을 비롯한 유지비에서 비교적 무난한 평을 들으며 독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환경규제에 따라 엔진기술일 발달하면서 이전에 사용하지 않던 터보차저와 직분사가 대세가 되면서 시장은 확실히 바뀌었습니다. (이미 있었던 기술이기는 합니다만...)





디젤게이트로 클린디젤의 허구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SM6를 필두로 한 중형시장의 변화는 없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익만을 추구하며 자신들의 아이콘을 사장시키던 폭스바겐의 모습에서 이미 지는 해의 모습을 보았는데 이리도 빨리 질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시장에서는 여전히 찬란한 태양...)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된서리를 맞으며 이전의 성장세에서 한발짝 물러선 모습은 과욕이 빚어내는 결과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나쁜 예로 남게 되었습니다.





중형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SM6는 유럽시장을 겨냥해서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가 유럽형으로 만든 중형세단으로 그다지 많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한국형으로 디튠(?)되어 출시된 차량이라는 것이 정확한 정의일 것입니다. 


SM6가 좋은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으며 휠베이스가 좀 더 넓고 차고가 낮은 것은 맞지만 매스미디어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는 아닙니다. 유럽시장에서 1.6리터 터보 풀옵션 차량이 5,3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책정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게 출시된 것도 맞습니다. (옵션 선택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풀옵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입니다.)





유로화의 환률차이와 물가의 차이에 따라 절대적인 비교가 불가하지만 유럽시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i40의 경우 유럽에서 3,8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니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2,900만 원과 1,000만 원의 차이가 유럽시장과 한국시장의 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M6는 대륙의 갭을 제외하더라도 탈리스만에 비해 1,000여만 원이 저렴하게 책정된 것입니다. 한국시장의 유저들은 유럽보다 적게 책정된 SM6에 매료되었고 인기는 폭발적인 판매고로 이어졌습니다. 르노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포기한 가격책정으로 한국시장에 출시한 것입니다.


탈리스만이 유럽에서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해치백과 왜건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시장에서 세단으로서 그런대로 팔리고 있습니다. (7개월이나 먼저 유럽에서 출시되었지만 2개월 밖에 안된 한국시장의 반도 안되는 판매고이기는 합니다만...)





국산 브랜드가 한국시장과 북미, 유럽시장에서 낮은 가격에 출시되는 것에 대해서 불매운동도 불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던 일부의 입장에서 SM6의 가격은 말도 안되는 책정입니다. 유럽에서 5,000만 원 가까이 팔리는 모델을 한국시장에서 최소한 4,000만 원에 팔아야 정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탈리스만을 구매한 유저들이 한국에서 싸게 출시되었다고 르노의 불매운동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검소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유럽인들에게 1,000만 원의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한 가격일텐데 말입니다.


반면 한국시장의 유저들은 유럽에서 팔리는 탈리스만의 가격보다 엄청나게 인하된 가격책정에 대해 동일한 차종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르노를 엄청나게 좋은 기업으로 받들고 있습니다. (그들 논리대로라면 국가에 따라 다른 가격을 책정한 기업은 나쁜 기업이라고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여하와 국가적인 상황을 배제하고 외국에서 저렴하게 팔리는 국산 브랜드에 대해서는 날을 세우면서 자국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한 르노에게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중잣대는 자동차시장의 사대주의에서 비롯되어 오랫동안 굳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액티언이 한국에 출시되었을 때 디자인이 정말 별로라는 평이 많았고 판매도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이와 비슷한 스타일을 외국 브랜드가 출시했을 때 보였던 상반된 반응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BMW X6의 디자인보다 앞선 디자인으로 칭찬을 받아 마땅하지만 액티언의 디자인 자체를 멋스럽지 못하다고 평가한 것은 유저들의 이중잣대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브랜드의 밸류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수긍할 수 있지만 디자인을 가지고 평가절하하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탈리스만을 한국시장에 SM6로 출시하면서 유저들을 배려한 가격 채정이라는 것도 그다지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르노 입장에서 유럽시장에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고 왜건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빨리 재고를 소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걸림돌이었던 닛산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덤이기도 합니다. 르노가 주무대인 유럽도 아닌 한국시장에서 유저들을 위해 엄청난 배려를 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이런저런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그저 띄우기에 급급한 모습이 우습기만 합니다.


디젤게이트로 북미에서는 100조에 가까운 보상을 논하면서 여전히 제대로 된 리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는 폭스바겐처럼 한국시장의 유저들을 호구로 보지 않게 하려면 이중잣대와 자동차 사대주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현명한 선택으로 스스로의 권리를 지킬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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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