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6. 1. 14:57




벤츠가 출시한 10세대 E클래스가 자동차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진보된 능동적인 자율주행을 대거 접목하여 '거의' 자율주행에 가까운 '어시스트'를 장착했고 시연회에서 그 기능을 선보이며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역을 향해 도전하는 벤츠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벤츠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시장의 최고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를 외치며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왔으며 자신들이 자동차시장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강한 브랜드로 때로는 과도한 자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벤츠의 행보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보유하게 되었고 벤츠만이 가질 수 있는 영역을 확실하게 구축하였으며 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부심이 어느 때부터는 선을 넘었고 기술에 대한 강박이 지나쳐 무리수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모듈화한 섀시를 바탕으로 전륜플랫폼에 도전을 했지만 벤츠가 보여주었던 이전의 완성도 높은 수준의 것을 보여주지 못하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모듈화 섀시는 벤츠 뿐 아니라 자동차시장의 트랜드로 원가를 낮추고 저변을 확대하는 데 공을 세우고 있지만 그동한 추구하던 '럭셔리'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정체성을 포기하고 수익에 매달리는 모습은 흡사 수 년전 '폭스바겐AG'와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이 자신의 아이덴티티였던 '비틀'의 생산을 중단하고 수익이 되는 모델만 생산하겠다는 발표를 한 뒤 오롯이 수익에만 매달리며 자만감에 빠져 무리수를 두다가 '디젤게이트'를 촉발하는 결과를 초해하게 되었습니다. 


북미에서 100조에 가까운 과징금과 뿔난 고객들을 달래기 위해 소비한 비용은 그들이 매달린 수익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악수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한국시장과 유럽시장에서는 확실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폭스바겐의 패착...)





이미 폭스바겐의 행보를 지켜본 벤츠지만 벤츠의 모습은 상당히 폭스바겐과 닯아있습니다. 모듈화를 넘어 획일화에 가까운 정책은 각 모델들의 구분을 어렵게 하였고 그동안 가지고 있던 매력을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획일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벤츠가 택한 것은 '첨단 기술'입니다.


벤츠는 섀시와 서스를 기반으로 하는 아날로그 감성보다는 기술력으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방식을 고수해왔습니다. 벤츠가 가지고 있는 '럭셔리' 주행감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방식이었지만 점점 기술에 집착하고 선도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는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10세대로 진화한 E클래스에서도 벤츠의 기술력에 대한 과도한 확신을 옅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자율주행에 관한 면허를 처음으로 취득했고 이를 마케팅에 대대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벤츠가 기술력에 매달리며 얻어낸 결과물에 대한 확신을 갖게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기존의 브랜드들보다 훨씬 진보된 자율주행에 근접한 기술을 보유하게 되었고 풀체인지된 E클래스에 접목을 했습니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조향 회피 어시스트,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 드라이브 파일럿, 파킹 파일럿이 접목되어 부분적이지만 능동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어시스트가 좀 더 수동적이고 보조적인 역할이었다면 E클래스에 적용된 시스템은 능동적이며 주도적인 역할입니다.


능동적이지만 "완벽에 가까운..." 또는 " 거의..."라고 표현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고개를 갸웃뚱하게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자율주행에 '60~70%'에 이르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지만 시연회에서 보였듯이 에러의 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벤츠 스스로도 "날씨, 도로상황, 또는 운전자의 개입으로 오작동"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에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어시스트는 보조적인 기능이고 모든 책임은 운전자"라는 말은 자율주행이 오히려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을 작용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능동형 자율주행이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은 도로에서 보행자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능력으로 제어가 될 수 있는 상황조차도 기술에 의해 사고로 전개될 수 있는 역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자동차기술에서 100%라는 것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운전자가 책임져야 하는 자율주행이라는 주장은 벤츠의 이름에 걸맞지 않는 행보입니다. 기술을 선도하고 자동차시장의 점유를 이어나가는 것이 브랜드에게서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불안정한 기술은 오히려 시장에서 반대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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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