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쉽2016. 3. 23. 02:55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종영을 했습니다. 용비어천가의 한 대목을 제목으로 정한 것도 참신했지만 유아인을 이방원의 배역으로 낙점한 것은 드라마가 그리려는 시선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있던 태종대왕, 이방원은 킬방원이라고 불리우는 피의 제왕이었습니다.





왕이 되기 위해 정적을 제거하고 난을 일으킨 인물이며 왕좌에 오르고는 자신의 측근인 처남들까지 사사한 잔인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육룡이 나르샤는 지금까지 가졌던 태종 이방원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태종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노력이 많이 옅보입니다.


마지막회에서는 그동안 벌였던 긴장감을 배제하고 평온한 모습을 보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긴장감이 흐르던 드라마의 맥이 끊어지니 좀 허탈하기는 했습니다만...)





마지막까지 대립했던 정도전을 제거한 이방원은 날개를 달았지만 정도전이 가지고 있던 이상을 그대로 전승하려고 합니다. 정도전과 태종의 생각이 그다지 다르지 않았고 마음속에는 여전히 정도전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들 세종이 그에게 던진 정치에 대한 견해로 정도전을 다시 떠올리는 모습은 꽤나 감동적이었습니다.


같은 이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길이 달랐던 이에게 나오는 한 숨은 드라마가 그리려는 태종의 모습을 유아인이 제대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그려졌던 태종의 모습은 드라마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피의 제왕', '킬방원'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 강했다면 육룡이의 태종은 고뇌와 갈등, 외로움이 버무려져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업적을 더 높이 평가하던 기존의 시선도 확실히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육룡이의 이성계는 좀 우유부단하고 카리스마를 느끼기는 어려운 캐릭터였습니다.





실존 인물이었던 이방지와 무휼의 대립각도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느출 수 없게 했고 전작인 '뿌리 깊은 나무'의 이방지를 떠올리며 실소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무휼을 그런대로 매칭이 되는데 이방지는 영 매치가 어렵더군요.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이 태평성대를 누리며 조선 최고의 성군이 되기까지에는 이방원의 노력이 있었음을 육룡이는 말하고 싶어합니다. 정적들을 제거하고 오명을 쓰기는 했지만 태종이 없었다면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왕위에 오른 유아인이 가장 자주 입에 올린 대사가 "외롭다"였습니다.


태종대왕은 왕위를 위해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고 형제들을 도모했지만 인간적인 갈등이 없었지 않았을 것입니다. 현재의 시선에서만 태종을 폄하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역사를 평가함에 있어 과정을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편향된 시각과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는 것을 육룡이는 말하고 싶어합니다. 역사에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정몽주가 득세한 세상이나 정도전이 완성한 세상이라면 세종대왕도 없었을 것이고 이순신 장군도 없었을 것입니다.


꿈꾸던 생생지락을 만들기 위해 뭉쳤지만 서로가 다른 길을 선택했으며 어느 길이 더 옳았는가?에 대한 논쟁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는 길은 달랐지만 가고자 하는 세상은 정몽주나 정도전이나 이방원이나 모두 같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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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