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2016. 3. 18. 16:55




세기의 대결이라고 떠들썩하던 이세돌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예상을 뒤엎고 알파고의 승리고 끝을 맺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벤트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이세돌의 우세를 점치기도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구글이 인수한 딥 마인드의 경영자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미 결과를 어느 정도는 예측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세돌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영화 '터미네이터'였습니다. 인공지능을 가진 안드로이드가 세상을 지배하고 인류는 무한한 능력을 소유한 기계들과 싸우는 미래의 모습은 너무 처참했습니다. 터미네이터 1편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공상과학에 버금가는 상상의 스토리로 인식되었습니다.


당시에 그려진 미래는 대부분 인공지능과 인간의 갈등을 소재로 했습니다만 터미네이터가 가장 파장이 컸습니다.





유한한 능력을 가진 인간을 무력화하게 만든 터미네이터의 모습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고 재미보다는 미래에 대한 우려가 생기기에 충분했습니다. 1편과 다르게 발전한 2편은 컴퓨터 그래픽의 효과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사실성이 있었습니다. 기계와의 승리로 마무리됐던 1편에 이은 2편의 스토리는 너무도 탄탄해서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했습니다.





터미네이터 2편에서 그려진 안드로이드의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인상 깊었습니다. 존 코너와 사라 코너의 탈출을 돕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창 앞에 서서 꼼짝하지 않고 지키는 모습에서 터미네이터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사이보그로 착각일 될 정도였습니다. 아놀드의 기계스러운 연기도 좋았지만 그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각인될 정도로 압권이었습니다.


이세돌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그 모습이 페이드되는 것은 관심있게 바라본 모두가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터미네이터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상영된 '매트릭스'는 스토리는 다르지만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간의 싸움이라는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그려낸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그저 평온하고 분주하지만 허상이라는 것이 머리를 때리더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이라는 발상은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는 인간이 우세한 방향으로 결말을 끌고 갔지만 실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알파고의 딥러닝을 보고 그 진화속도에 감탄과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알파고가 가진 능력은 이세돌에게 멀었다는 평을 했지만 무서운 속도로 진화를 했습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것은 지금의 알파고는 프로토타입도 아닌 정말 허접한 수준의 인공지능이라는 사실입니다. 한 분야에서만 능력을 발휘하는 부분적인 인공지능이고 이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넓혀 완벽에 가까운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데미스 하사비스가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알파고가 프로토타입도 안되는 능력을 가졌다는 말에 정말 두려움이 앞서더군요.





구글은 이전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이고 이세돌과 대결을 펼친 딥 마인드를 인수하는 행보는 터미네이터의 사이버다인과 비슷합니다. 사이버다인이 우연찮은 기회에 미래에서 온 기계를 획득한 것이 시발이 되었다는 것과는 다르지만 이미 인공지능에서는 구글이 상당히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니 영화 속의 사이버다인처럼 그들이 획득한 미래의 기술을 숨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사라 코너나 존 코너처럼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을 정신병자나 범죄자로 치부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니 정말 헛웃음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엄청안 기술의 발전과는 다르게 우리의 생활은 아직도 이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함을 가지기는 했지만 구글이 가지고 있는 미래의 발전속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이미 웹 속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글쓰기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기레기라고 욕하는 기사 중에는 로봇이 작성한 글도 상당 수 있습니다.


작지만 빠른 속도로 로봇이 우리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지만 여전히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느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대놓고 '나 로봇이야'라고 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로봇이 인간의 영역에서 차지할 여러 분야를 가져갈 것입니다. 이 것은 정말 심각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인공지능의 발전은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로봇 변호사나 로봇 판사에게 법률을 맡기고 로봇 기자가 글을 쓰며 로봇이 창작한 창작물을 감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간이 로봇인 안드로이드와 인공지능을 통재하지만 스스로가 진화를 거듭하면 그 벽을 넘어설 것입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살아나갈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구글은 사이버다인이 될 것이고 데미스 하사비스는 마일스 다이슨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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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