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2. 7. 03:36



현대 그랜져 시승기, 르노삼성 SM6가 대항마?



기아 K7과 함께 르노삼성 SM6가 그랜져의 대항마로 부각되면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만 한 때 현대의 플래그십이었던 그랜져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라고 보입니다. 그랜져는 국민차인 소나타를 제치고 여전히 자신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랜져 3.0 V6가 출시되었던 당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상위 트림들이 생기면서 격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랜져는 여전히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K7과 SM6가 그랜져보다 나은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랫동안 쌓아온 감성을 한 번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잘 다듬어진 외모와 함께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하고 있고 편의장치도 필요한 부분이 요소에 배치되어 운행하는 데 불편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스티어링휠이 좀 크다는 것을 제외하고 나면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 꽤나 익숙합니다. 새로운 시도를 한 번에 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해 온 모델이 그랜져이기도 한데요.


SM6는 유럽에서 탈리스만이라는 모델명으로 이미 검증이 된 상태입니다. 그동안 보았던 국산 브랜드의 모습과는 다른 것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고 서스의 세팅도 다르고 댐퍼의 조절도 좀 더 명확해졌습니다. 기존의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디스플레이가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외관의 크롬과 실내의 하이그로시는 SM6가 공을 많이 들이 차라는 것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마감재와 마감이 훌륭해서 감탄을 자아낼 수 밖에 없는데요. SM6가 마음을 제대로 먹었고 르노삼성의 마케팅대로 확실한 새로움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극단적인 하부 세팅과 배기량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캡쳐로 불리우던 QM3의 경우도 유럽에서 많은 호응을 받으며 국내에 상륙했지만 반짝 흥행을 마치고 관심 밖이 된 지 꽤나 오래되었습니다. 유럽형은 유럽에 어울리는 차라는 것을 증명하고 시장에서 점유를 늘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아가자기한 외모와 높은 연비를 자랑했지만 시승했을 때 느낌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의 도로는 방지턱이 많고 노면이 고르지 못해 진동과 충격에 잘 반응을 해야 합니다. 르노삼성의 대부분의 모델들은 유럽의 지형에 맞춰 상당히 단단합니다. 무르게 반응해야 할 때도 단단해서 피로감을 빨리 느끼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편안함이 사라지고 불편해지게 됩니다.


SM6를 아직 시승해 보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맥퍼슨 스트럿을 사용한 것이며 캐스터와 캠버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짜여진 서스의 구조는 어떤 주행감을 가지고 있을 지 예측할 수 있게 합니다. 아마도 SM6를 처음 시승하면 극단적인 단단함에 대해 긍정의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초기의 새로운 변화는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이내 그 것으로 인해 추락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SM6는 QM3에 보였던 유럽형의 것보다 더 극단적인 세팅을 했더군요. 유럽형은 유럽에서 좋은 능력을 발휘하고 한국에서는 한국형이 좋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르노삼성이 유럽에서 좋은 능력을 발휘하는 모델을 선보였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랜져는 한국형 지형에 맞게 만들어 진 모델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점유를 늘릴 수 있었고 지금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랜져는 2.4리터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SM6의 경우는 1.6 터보차저와 2.0 직분사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책정했지만 프레임은 SM5와 공유를 하고 엔진은 다운사이징을 통해 낮췄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배기량이나 세그먼트로 보아서도 그랜져보다는 소나타가 경쟁상대지만 르노삼성은 편의장치를 내세워 그랜져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1.6리터에 싱글 터보차저를 얹었다고 하니 감이 오기는 합니만 이미 많은 시승기에서 생각과는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하니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토크가 높고 연비가 좋아 대세가 되고 있는 디젤의 배기량 차이도 상당한데 가솔린 엔진의 배기량 차이야 오죽하겠습니까?


SM5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SM6는 길이를 늘이기 위해 약간의 변칙을 적용했습니다. 프레임에 힌지를 더해 간격을 넓혔고 범퍼와의 간격으로 길어보이게 했는데요. 이런 변칙은 자칫 세이프티 존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휀더의 재질도 강판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모노코크가 아닌 프레임 방식에서 쓰던 강화 플라스틱을 외관으로 쓰는 경우가 일부 미국산에서 보이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처음인 것 같습니다. 판금 기술이 부족한 브랜드에서 차체를 유려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쓰이기는 합니다.


유럽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모델들은 바람몰이를 할 수는 있지만 그 바람의 강도가 강하지도 않고 지속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랜져가 풀체인지를 앞두도 있는 상황에서 한 때 점유를 늘일 수는 있겠지만 그 바람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해보기도 하는데요.


K7은 이름만 다른 형제이고 SM6는 유럽에서 출시되고 있는 다른 브랜드보다 좋은 것이지 한국형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은 아닙니다. 한 층 향산된 SM6의 네비게이션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쓰기에는 부족함이 많이 있습니다. 새롭지는 않지만 그랜져의 네비게이션이 훨씬 편하고 정확합니다.


유럽에서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한국에 상륙한 SM6이지만 한국에서 역사를 쌓은 그랜져를 밀어낼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한 때의 바람몰이로 끝날 것인가는 그랜져가 풀체인지되어 나오는 올 해 말이 돼봐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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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