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2. 5. 13:59



포드 토러스 시승기, 미국의 정취가 가득한 차



포드가 일본을 비롯해서 아시아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은 꽤나 의외였습니다. 자동차왕국을 꿈꾸던 브랜드가 낮은 점유율로 인해 철수를 한다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트랜드를 쫒지 못한 포드의 패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드 토러스가 드림카였던 시절이 있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토러스는 미국산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북미성향에 맞추어져 있는 차입니다. 대비량을 바탕으로 육중한 바디를 가지고 있어 수려하고 날카로운 주행감보다는 편안함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동급의 독일 브랜드의 것들이 좀 더 날카롭고 직관적인 주행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드가 아시아 시장에서 실패한 이유 중에 한가지가 북미와 아시아의 성향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아기자기한 것을 선호하는 아시아의 소비자들에게 토러스를 비롯한 포드의 모델들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근육질의 머스탱이나 에코부스트를 자랑하는 피에스타를 앞세우고는 있습니다만 어필이 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북미에서도 포드가 주력으로 판매하는 모델은 랩터나 F-150, 익스플로러등의 대비량을 가진 차들입니다. 세단이 중심인 아시아의 시장에 맞지 않는 모델이 주력이라서인지 포드의 모델들은 좀 진부한 느낌이 강합니다. 토러스도 이전보다는 더 좋아진 익스테리어를 가지고 있지만 현 추세에 비추어 봤을 때 부족한 모습입니다.





자동차를 생활의 필수품으로 사용하는 북미의 성향이 많이 반영되어 있고 넓직한 실내와 항공기를 떠올릴 듯한 기어노브는 상당히 이채롭기는 합니다. 기름 먹는 괴물 험머의 기어노브를 떠올리게 하는 토러스의 기어노브는 그립감이 괜찮기는 합니다. 까딱이기만 하면 동작이 가능한 BMW의 조이스틱과는 또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형 토러스는 실내가 조금 바뀌었고 기어노브도 달라졌지만 개인적으로는 험머를 떠올리는 기어노브가 더 재미있더군요. 미국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엔진음과 부밍음은 악셀을 누르는 운전자에게 쾌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풍절음이나 노면의 소음과는 다른 오롯이 엔진에서 유입되는 그 것은 왠지 모를 설레임을 갖게 합니다.


이전보다 단단해지고 묵직한 느낌은 스티어링휠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요. 크라이슬러 300C와 같은 묵직함이었지만 불편한 감은 없었고 도로를 따라 움직이는 반응도 느리지 않았습니다. 직렬 4기통의 2리터 배기량은 243마력과 35토크와 잘 버무려져 도로를 박차는 데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익스플로러에 비해 점유가 많지는 않아 시승해 볼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방지턱이 많은 국내 도로에서도 운행하기에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육중해 보이는 익스테리어답게 공차중량은 1890kg이나 되지만 연비가 10km/l에 가깝게 나온다니 그다지 나쁜 숫자는 아닙니다.


육중한 느낌이 있어서인지 시승하는 내내 안전하고 안락하다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는데요. 북미의 성향에 맞추어 자신만의 색깔을 고집하는 것은 일부 매니아들에게는 반가운 일입니다만 브랜드로서 점유를 늘이는데는 좋은 역할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익스플로러와 함께 점유를 가지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독일의 강세에 완전히 눌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토러스 신형은 페이스리프트를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릴이 약간 바뀌었고 휠이 바뀐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2리터의 에코부스트 리미티드의 가격이 4500만 원이라서 가격대가 겹치는 브랜드와 트림들이 많아 한동안 고전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포드 토러스는 모습에서나 주행에서나 미국산 자동차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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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