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2. 3. 14:07



현대 아슬란 시승기 후 실패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



아슬란이 출시된 이 후 이렇다 할 반응을 얻고 있지는 못합니다. 이미 오래 전 마르샤에서 겪은 굴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정쩡한 포지션을 가진 모델을 다시 출시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그랜져와 제네시스의 중간에 위치한 것도 별루인데 둘을 섞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도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국내 소비자의 성향이 좋은 성능보다는 보여지는 데 더 많은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이미 현대는 알고 있습니다. 마르샤가 출시했던 당시 소나타2와 그랜져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고 마르샤를 구매할 수 있는 층들은 조금 더 보태 그랜져 2.0을 구입했습니다. 깡통에 가까운 그랜져를 더 선호했습니다.





국내 소비자의 성향을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는 현대가 실수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출시된 기아 K7에서 아슬란의 모습을 그대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랜져와 제네시스를 어슴프레 떠올리게 하는 아슬란이지만 주행성능에서는 색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가 아닌 기아에서는 확실한 포지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가 따로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그랜져의 상위 트림이 없어진 것을 아슬란이 메우려고 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현대에서 만들기는 하지만 제네시스는 다른 브랜드가 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제네시스의 공백을 메울 녀석은 아슬란이 차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랜져 6세대가 풀체인지되서 나온다고 하더라도 상위 트림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현대가 부진한 아슬란을 두고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가 아닌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소나타가 국민차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의 국민차는 그랜져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그랜져가 더 많이 부각되고 있는 것인데요.


한 때는 그랜져가 플래그십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슬란의 유전자가 K7에 심어졌고 그랜져의 상위 트림으로서 아슬란은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후륜구동이 안정적이고 우수한 주행감을 선사한다는 것을 현대도 알고 있지만 운전자가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오너들이 겨울만 되면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정도로 후륜구동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눈의 나라 스웨덴에서도 후륜구동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소비자는 후륜보다는 전륜에 더 길들여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전륜구동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현대의 역할이 크긴 했지만 후륜구동의 오버스티어에 아직 익숙하지 않습니다. 전륜구동이면서 그랜져의 상위 트림은 아슬란이 유일해졌습니다. 현대의 판단은 여기까지 내다보고 아슬란을 출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슬란의 저조한 점유를 두고 실패한 모델이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그랜져와 제네시스를 적당히 섞을 정도로 아슬란의 출시가 급했던 것은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런칭에 영향이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최근의 현대라면 꽤나 진지하게 신차를 출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아슬란에서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출시 이 후에 아슬란을 다듬을 가능성이 큽니다.


출시된 아슬란에 아슬란만의 독자적인 것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륜구동에서도 수려한 주행감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렸고 이는 기아 K7과 새로 출시될 그랜져로 이어질 것입니다. 한치 앞만 바라보는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는 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현대의 많은 모델에서 뭔가 깊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라보는 시야가 확실히 넓어졌다는 것에 기인할 수 있습니다. 모터 브랜드가 획일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에서 현대가 바라보는 미래는 이전보다 더 분명해 진 것 같습니다. 사자가 사냥하기 전 웅크린 모습이 현대에게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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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