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쉽2015. 10. 15. 22:08



티져를 볼 때만 해도 이 영화의 중심은 단연코 하정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의 출연이었기 때문에 억색함은 없었고 전작 범죄와의 전쟁에서 보여주었던 선굵은 남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그저 예상이었다.


자신이 직접 출연했던 초기작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윤종빈도 하정우도 얼굴과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남자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에 많은 박수를 보냈다. 반대로 여성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었겠지만 남자들은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비스티보이즈와 범죄와의 전쟁을 지날 때만 하더라도 남자들의 굵은 선을 보여주는 그의 연출력에 호감을 갖고 있었다. 베를린에 들어서 좀 더 다른 장르의 실험을 느낄 수 있었고 군도에서 흥행 실패에 대한 만회로 기존의 패턴을 다시 반복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군도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덜 했을 수도 있다.


꽤나 시간이 지나고 군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윤종빈 감독이 강동원을 꽤나 오마쥬한다는 것을 알게 했다. 군도는 보고나서 그 뒷맛이 좋지 않았다. 뭔가 속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중심이 되어야 할 하정우와 민중은 그저 강동원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인물의 포커스를 잘 못 잡았다는 느낌이 강했는 데 기존에 가졌던 선역과 악역의 배역이 바뀐 것인가는 의문을 갖게 했다. 스토리 상으로 하정우와 민중들이 오히려 나쁘게 그려졌고 탐관오리의 입장에 섰던 강동원이 더 아름답게 그려졌다. 그동안 윤종빈의 정체성이 바뀐 것인가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 잡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더 어지러운 결말을 가져 왔다. 민중이 이겼지만 마치 도적들에게 세상을 빼앗긴 느낌은 오롯이 나만이 갖는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관객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참신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을 가진 윤종빈의 능력이 사라졌거나 또 다른 내막이 있지 않을까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군도는 워스트 중에 한 편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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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