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2021. 11. 23. 23:44

 

 

대한민국에서 살지 말아야 할 인물이 정말 오랫동안 살다가 죽었다. '전두환'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 생각나는 것이 "앞머리가 아플 때 먹는 약"이라는 우회적인 희화가 한창이던 아득히 멀어진 시간이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당시는 국민학교 앞에는 대학교가 있었고 하굣길에 젊은 청춘들이 보도블록을 깨서 전경들과 한판 벌이는 데모를 자주 목격했다. 왜? 대학생들이 전경들과 대치하고 최루탄을 쏘는지 알 수 없었고 매캐한 연기를 피하기에 바빴다.

 

 

 

 

중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전두환이 쿠테타로 나라를 장악했고 이에 반대하는 지금은 깨시민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대항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건네던 엄마는 대학생이 되면 데모 근처에도 가지 말라는 당부만 하셨다.

 

대학생 형누나가 전두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런 시대를 지나 전두환이 광주에서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알게 되면서 대학생 형누나들이 왜 그렇게 전두환을 입에 올리면 열변을 토했는지 알 수 있었다.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것과 같이 사람은 자신이 남긴 이름으로 평가된다. 전두환은 죽을 때까지 자신이 저지른 개만도 못한 만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았고 여전히 당시를 살았던 피해자들은 치유되지 못한 아픔을 간직하게 됐다.

 

욕을 처먹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을 증명이나 하듯 90년의 세월을 끈질기게 살던 전두환은 쓰레기처럼 죽었다. 일부 그를 옹호하는 개쓰레기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두환의 죽음을 애도하거나 추도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직이 대통령이었다고는 하지만, 불행한 역사의 한 조각이었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불행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부관참시라도 해야 한다. 전두환 비석에 어떤 비명이 쓰일지 모르겠으나 대중의 마음에는 '잘 죽은 독재자' 정도 아닐까 싶다.

 

대대손손 반성하지 않은 인간 말종 쓰레기 독재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대한민국에서 같이 호흡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2세와 3세에게 무슨 죄가 있냐는 옹호가 있을 수 있으나 전두환이 쌓은 경제적 이익을 포기한다면 가능한 이야기다.

 

 

 

 

독재자가 쌓은 부정축재를 누리면서 옹호받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화합이라는 명목으로 역사에 엄청난 죄를 짊어진 범죄자를 다시 사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들을 사람으로 여기고 용서라는 범주에 들이는 것은 크나큰 오류다.

 

개만도 못한 쓰레기에게 어떠한 타이틀도 불가하다. 일제 잔재가 여전히 살아 있는 것도 어설픈 동정에서 발현된 역사의 오물이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밑거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전두환과 같은 범죄인이 자연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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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