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2020. 7. 27. 20:50

 

 

선만이 오로지 존재해야 한다는 기존 개념이 완벽하게 오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악과 선이 공존해야 하고 악으로 균형이 맞춰진다는 이론에 분노했던 기억은 짧은 사고였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선만을 강조하고 악을 소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짧게 보고 생각하면 선을 강조하는 흐름이 올바른 것이라 착각할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선을 강요받고 살아간다. 선을 추구하고 유지하는 것을 최고로 여기며 이에 이른 인간을 '성인'으로 추대하기까지 한다.

 

부를 갖기 위해 벌이는 욕심 많고 역행하는 삶은 악이라 칭하고 멸시하기에 이른다. 

 

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겸허하고 도덕적인 자세만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내려오는 "개처럼 벌어서..."라는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한다.

 

경험으로 부를 축척하는 방식은 악과의 일부 타협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으나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를 가진 기업의 총수였던 '빌 게이츠'의 MS가 한 때 '악의 기업'으로 불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금은 마치 부흥회를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간증처럼 부를 나눠주는 것에 모든 것을 바치는 걸로 보이지만 과정은 그렇지 못했다.

 

악이 없어지는 것에 여전히 적극적인 찬성이 나쁘거나 어긋난 것은 아니다. 

 

선이 많아야 바이러스처럼 전파하게 되고 내제된 선이 발동하기 때문에 선을 향한 욕구는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내제된 악이 발현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악이 사라지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으나 악의 소멸은 선의 기준을 높이면서 더 많은 압박에 시달리게 할 수 있다. 누군가 저지르는 사소한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세상이 되는 것은 악이 창궐하기 때문이 아니다.

 

악이 난립하면 수위가 낮은 악은 오히려 용납이 가능하고 처절한 악행만이 주목된다. 

 

선을 추구해야 하지만 완벽한 악의 소멸은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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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