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5. 21. 09:47


내수 시장에서 독과점에 가까운 점유를 누리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조사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빠른 발전을 보여줬다. 자원이 부족하고 경제 기반이 약했던 개발도상국에서 국가 정책을 뒤에 업고 많은 이득을 누렸기 때문이다.


국가주도형 발전 모델의 하나에 속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룬 현대는 거칠 것이 없는 존재였다. 현대가 요구하는 대부분을 국가에서 뒷바침 해주었고 규제를 통해 외국 제조사가 점유를 누리는 위험을 막아줬다. 자생력을 갖추지 못해 글로벌에서 경쟁에 뒤처지기는 했지만 지금까지의 성장은 순풍이었다.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엄청난 반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 현대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현존하는 유일한 토종 브랜드이며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한국 지형과 소비자 취향에 특화된 제조사이다.


유럽과 북미에서 명성을 떨치며 물을 건너온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현대만큼 한국 소비자에게 맞춰진 제조사는 없다. 독일 제조사가 독일에서 각광받고 프랑스 제조사가 프랑스에서 각광받으며 북미 제조사가 북미에서 각광받는 것이다.





한국이 가진 특성을 가진 잘 반영할 수 있다는 강점을 쉽게 무시할 수 없다. 글로벌에서 높은 점유를 누리고 있는 자동차라고 하더라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을 종종 느끼곤 한다. 북미나 유럽에 맞춘 자동차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한국형 브랜드라는 무게보다도 현대자동차가 가진 가치는 시장에서 기준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국 제조사가 없는 국가에서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우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경제력이 높은 국가가 아니지만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전세계 200여 개를 통털어 자동차를 순수하게 스스로 기술로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자동차를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는 제조사 자체가 3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르노삼성이나 쌍용, 한국 GM을 국산이라고 부르기는 어색하다.


자국에 제조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외국 브랜드와의 격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자동차가 없다면 유럽 브랜드나 북미 브랜드 또는 중국 브랜드가 요구하는 가격을 시장 가격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완벽하게 우수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동수단으로서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 수준에서 탈 수 있는 자동차의 기준을 잡아주는 것. 현대자동차가 엄청난 비난에 휩싸이면서도 점유를 누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완성도 높은 프리미엄급 모델에 대한 욕구는 있지만 자동차 하나만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하기에는 감당할 비용 크기가 상당하다. 내수 시장에서 저변을 늘이고 자동차 소유에 대한 욕구를 덜어주고 있는 역할만으로도 현대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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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