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5. 18. 10:00


글로벌 GM 철수설로 점유에서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말리부는 한때 최고를 꿈꾸는 중형 세단이었다. 수려한 디자인과 GM 스럽지 않은 구성으로 새로운 세단을 갈구하던 일부 소비자에서 어필을 하면서 중형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말리부의 기세가 워낙에 강력했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GM의 고객들은 오랜만에 들리는 쾌조에 환호했고 기본기를 강조하며 경쟁자를 폄하했다. 중형 세단으로 오랜 시간 한국 시장에서 독과점에 가까운 점유를 누린 현대 쏘나타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사회생으로 쏘나타 점유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중형을 넘어선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소나타가 누리던 점유를 가져갔다.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 취향과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차량으로 선택되면서 출시 이후 10,000대라는 높은 점유를 유지했다.


신차효과를 벗어난 말리부는 하락세를 겪을 수밖에 없었으며 현대자동차는 물량 공세를 앞세워 점유를 더욱 늘려갔다. 북미 시장은 자동차 점유 자체가 하락세였고 중국 시장은 정치적인 문제가 엮이면서 상승세를 타던 현대 점유를 만회할 곳은 내수였다.





내수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던 현대자동차는 고객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지만 차가워진 시선을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달라진 주행감을 선보인 현대가 그랜저 IG를 기점으로 점유를 회복하면서 말리부 그림자가 사라졌다.


이례적으로 현실적인 가격을 책정했던 말리부는 연식이 바뀌면서 가격을 조정했고 환호의 목소리는 비난으로 바뀌었다. 높아진 기대 만큼이나 낙차가 큰 하락을 겪는 가운데 철수설까지 덧붙여지면서 부정적인 화살은 한국 GM 전체로 번지고 있다.





극적인 타결을 예고하고 있는 GM은 말리부를 앞세우며 새로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높아진 주행감성과 파워트레인을 앞세우며 경쟁자에게 "잔망떠는" 이라는 표현으로 격차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고 경쟁 모델은 중형이라고 예상했다.


대중의 예상과는 달리 말리부 마케팅에서 언급된 "잔망떠는" 경쟁자는 그랜저 IG와 K7 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말리부는 1.5리터 터보차저 모델과 2리터 터보차저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2리터 터보차저의 경우 중형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2.4리터 그랜저 IG가 190마력의 출력을 가지고 있으며 말리부 2리터 터보자처의 경우 253마력을 기록하고 있다. 체급으로는 그랜저 IG가 한 체급 위이기는 하지만 출력 면에서는 말리부 2리터 터보가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두 차량을 단순한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 없지만 말리부가 지목하는 '잔망떠는" 모델은 그랜저와 K7 2.4리터 GDi 모델일 가능성이 크다. 그랜저와 K7은 동급 모델이며 경쟁자이기도 하며 오랫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킨 그랜저를 K7이 압도하기도 했다.





두 모델은 동일한 플랫폼에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있어 성능면에서는 같은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랜저와 K7은 말 많고 탈 많은 세타2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말리부는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사면초가에 빠지면서 중형 모델 중에서 가장 낮은 점유를 가지고 있는 말리부가 경쟁자를 직접 언급하는 방식으로 우월한 점을 어필하고 나선 것이다.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그랜저 IG와 K7 은 의외로 담담한 모습이며 말리부 의도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말리부가 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소나타보다는 우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의도는 있지만, 시장의 반응과는 동떨어진 행보이다. 말리부가 시장에서 외면에 가까운 대접을 받는 것은 경쟁자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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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