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8. 4. 1. 07:00


흑인 래퍼 일색이었던 시기 해성처럼 등장한 백인 래퍼 "에미넴" 은 특유의 랩 실력과 위트 넘치는 비유로 전세계 대중의 귀를 놀라게 했습니다. 에니넴이 첫 번째로 발표한 앨범 'The Eminem Show' 에 수록된 'Without Me' 는 에미넴을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됩니다.





음악과 사회 전반에 걸친 에미넴의 실랄한 디스가 주목을 받았고 인트로부터 엔딩까지 참신한 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소 선정적인 인트로에 비해 난해한 뮤직 비디오에서는 에미넴을 세상으로 발굴한 닥터드레와의 호흡이 이색적이었습니다.





랩 자체가 사회적인 이슈나 특정 인물을 디스하는 묘미가 있기 마련이지만 갑자기 등장하는 "Ms. cheney" 와 그녀의 남편에 대한 언급은 귀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에미넴이 Without Me를 발표했던 2002년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였습니다.





미국 내에서 얼굴마담으로 불리기는 했지만 에미넴이 언급한 Ms. Cheney 는 부통령 '리처드 브루스 딕 체니(Richard Bruce Dick Cheney)' 의 부인이었습니다. 대통령에 비해 권력은 작지만, 부통령을 디스할 수 있는 분위기 자체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Without Me 에 언급된 딕 체니 부통령은 그의 신체적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심장병으로 인해 사용하고 있는 심장박동기였고 상당히 신경을 거스리는 디스일 수도 있습니다. 전면에 나섰던 부시 대통령을 디스할 수 없어 딕 체니를 대신 한 것일까는 의문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에미넴이 딕 체니 부통력을 디스한 것은 그의 권력이 상대적으로 작아서라기보다는 숨겨진 영향력이 엄청났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부시 시절 국방장관을 거친 딕 체니는 공화당에 기반을 둔 정치인으로 "네오콘(neoconservatives)" 의 실질적 수장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방산업체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함께 아버지 부시 시절부터 권력에 중심에 서면서 실질적인 대통령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네오콘" 은 전통 보수주의와는 다른 '신보수주의' 를 자청했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미국 중심으로 세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기본 이념을 가진 딕 체니는 럼스펠드와 함께 9.11 테러를 기점으로 중동에서 다시 전쟁을 일으켰고 명분이 부족했음에도 감행하면서 미국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유명 연예 종사자와 창작자들이 대부분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기도 하지만 딕 체니가 벌이는 무모한 도전에 대해 에미넴이 발벗고 나선 것입니다. 이라크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전하기를 동맹국에게 강요하기까지 하면서 국제적인 비난을 듣기도 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한 국가에 대해 "악의 축" 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했고 하루에 사용되는 3조에 달하는 전쟁비용을 감당한 미국은 이후에 엄청난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경제 정책에 실패한 대통령에 조시 W. 부시의 이름이 오르게 된 원인이기도 합니다.


신보수주의 물결이 불어닥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제기됐던 우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서 방점을 찍었고 마침내 딕 체니는 부시 대통령 손에 경질이 됩니다. 오만방자하기까지 했던 딕 체니의 광적인 전쟁 집착을 두고 볼 수만을 없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전쟁을 해야 한다고...)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전의 주축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면에는 딕 체니 부통령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에미넴뿐 아니라 국무장관이었던 콜린 파월과 '화씨 911' 감독 마이클 무어에게도 디스를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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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