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3. 5. 13:57


정통 SUV를 생산하던 쌍용자동차는 명가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로 영광을 누렸으나 재정난이라는 커다란 장벽에 이르면서 몰락을 경험했습니다. 마힌드라의 인수로 티볼리라는 수작이 태어나기는 했지만, 이전의 명성을 찾기엔 대단히 부족했습니다.


세상에 'Y400' 이라는 프로젝트명이 발표되면서 아스라이 멀어졌던 렉스턴이 떠올랐고 후속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쌍용은 시장의 요구를 거스르지 않았고 프레임 바디를 가진 G4 렉스턴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월드 프리미어' 라고 수식했습니다.





"대한민국 1%" 로 얻었던 영광의 시간을 '월드 프리미어' 로 이어나가겠다는 스스로 다짐은 새로운 SUV에 대한 요구에 목말랐던 시장의 단비가 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다소 부풀려진 외관보다 나은 능력을 가졌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 돌아온 건 실망입니다.


벤츠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면서 내구성과 완성도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줬던 전작에 비해 프레임 바디로는 가볍기까지 한 G4 렉스턴은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괜찮다는 평가가 주어지기는 했지만 기대에 상당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시장의 점유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오히려 거품을 빼고 픽업트럭으로 변신한 렉스턴 스포츠에 점유가 몰렸습니다. 렉스턴 스포츠가 가져간 점유가 G4 렉스턴의 것에서 이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가망고객 자체가 다른 영역입니다.


프레임바디는 모노코크에 비해 바닥에서 전해지는 잔진동이 여과 없이 전달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레임 바디로 무거워진 차체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짧은 스트록의 현가장치가 효과적이지만 진동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긴 스트록이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프레임 바디를 가진 SUV는 다소 무르고 긴 스트록을 가진 현가장치를 접목하거나 현가장치를 단단하게 조정해 출렁거릴 수 있는 주행감을 제어하는 선택 중 하나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마힌드라라면 두가지를 모두 제어하면서 나은 모습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기아에서 생산하는 직접적인 경쟁자 모하비는 이미 진동을 흡수하면서 출렁거림까지 제어하는 수준을 보여주면서 감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모하비도 처음부터 완성도를 높인 것은 아니지만 후발 주자인 G4 렉스턴이라면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G4 렉스턴은 바닥에서 전해지는 진동을 제어하지도 못했으며 출렁거림을 잡지도 못하면서 단점만을 부각시킨 모델이 되었습니다. 10년 된 모하비와 같은 헐렁한 주행 감각을 보여주면서 후발 주자의 프리미엄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시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G4 렉스턴은 SUV 강세라는 흐름이 어울리지 않는 수준의 점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렉스턴 스포츠가 G4 렉스턴의 공백을 메우고 있어 다행이라고 웃을 수도 있지만 기대한 수작이 실패를 겪는 것은 커다란 타격입니다.


모하비보다 점유에서 앞서고 있기는 하지만 차이가 근소하고 단종을 예고하고 있는 모델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1세대 렉스턴의 영광을 되살리며 티볼리만으로 점유를 지탱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부족을 메울 것이라는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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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