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2. 27. 14:05


자동차 강성이 화두가 되면서 등장한 것이 바디를 구성하고 있는 재질에 대한 숫자입니다. 초고장력(Advanced High Strength Steel, AHSS)로 불리는 재질의 구성률이 대두되면서 높은 비율을 가진 제조사가 긍정적 이미지를 획득하고 있습니다.


초고장력은 일반강에서 탄소 비율을 2%로 줄였으며 양쪽 끝 부위에서 잡아당겨 버티는 힘인 인장강도를 향상시킨 강판입니다. 가로 세로 길이가 1mm인 철강에 얼마만큼의 무게가 가해졌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비율이 높을수록 안전에 도움이 됩니다.





MPa(메가파스칼) 로 단위가 측정되며 초고장력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588MPa 이상을 기준으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초고장력보다 강력한 780MPa 정도의 단위를 가진 UHSS(Ultra High Strength Steel)를 초고장력 강판으로 기준하는 제조사도 있습니다.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1,000MPa인 기가파스칼 수준이 되어야 초고장력 강판의 기준이라고 주장하는 제조사도 있습니다. 이처럼 초고장력 강판의 기준이 제조사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다소 왜곡된 측면이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국내 제조사인 현대와 쌍용의 경우 588MPa 정도를 턱걸이한 기준인 AHSS를 사용하고 있으며 UHSS는 볼보와 쉐보레가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도요타, BMW,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기가파스칼 단위를 사용하는 강판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기준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각기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제도적인 기준이 뒷바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제조사가 발표하는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현대의 경우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런칭하며 내세운 것이 초고장력 강판입니다.





초고장력 강판을 메르세데스나 BMW 기준인 27%보다 월등하게 많은 50% 이상이라고 홍보했지만 메가파스칼을 사용하는 브랜드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커다란 오류입니다. 적용된 숫자를 부풀린 것은 아니지만 인식되는 이미지와는 온도차가 큽니다.


차량 가격 자체가 월등하고 기가파스칼에 대한 제작의 어려움을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드러낸 숫자는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비율만을 강조한 브랜드가 오히려 강성이 높은 제조사에 비해 도덕인 기업으로 인식되는 아이러니입니다.





하이브리드의 혁신으로 내세웠던 아이오닉의 경쟁자 프리우스와의 초고장력 강판 비교에서도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가스틸을 사용하는 도요타의 내부 기준을 모른다면 19% 수준의 프리우스보다 53% 아이오닉 강성을 우수하다고 평가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저가형 브랜드에서 제네시스를 분리해 프리미엄과의 경쟁을 원한다면 이 같은 숫자 장난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 손바닥을 해를 가린다고 해서 미래 동력이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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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