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8. 2. 25. 07:00


고대 전투는 구릉지에서 맞선 상대와 이뤄진 보병 전력전을 치뤘기 때문에 병력수가 군사력의 절대적인 요소였습니다. 지형과 지물을 이용하는 것이 방어전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축성술이 등장했고 공성전에 필요한 장비가 발전했습니다.





지형을 이용한 성곽은 철의 요새로 불리며 오랜 시간 방어전에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유럽에서 치러진 두 번째 대규모 다국적 전쟁 2차대전이 치러지기 전 프랑스가 독일과의 국경에 철옹성으로 평가되는 마지노선을 구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류에서 벌어지는 전쟁 자체가 땅따먹기라는 것을 상기하면 요충지에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대비입니다. 축성술에는 수많은 인력과 삽과 곡괭이 콘크리트가 필요했으며 전문적인 건축술을 갖춘 병사가 필요해졌습니다.


군 편제가 세분화를 거치면서 등장한 현대 "공병대" 는 현대화와 첨단화를 자랑하는 무기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참호를 파고 다리를 부설하는 것만으로 전선의 상황을 완전하게 뒤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차대전 막바지 최고의 전차전으로 불렸던 아르덴 대공세(발지 전투) 가 벌어지기 전 독일로 향하는 교량을 확보하기 위해 펼친 공수작전 '마켓가든' 도 공병전의 성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대전에서 전투술과 공병술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입니다.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중동전쟁에서 3번이나 쓰디쓴 고배를 마셨던 이집트가 극적으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가져오게 된 4차전 욤 키푸르 전쟁에서 예도 있습니다. 시나이반도를 차지한 이스라엘은 방어를 위해 160km에 달하는 모래 방벽을 구축했습니다.





"바레브 라인" 으로 불리는 철옹성은 이집트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존재였으나 초급 장교가 제안한 공병 작전으로 어이없이 무너졌습니다. 욤 키푸르 속죄일로 이스라엘군 대부분이 휴가를 간 이유도 있었지만 "바레브 라인" 이 무너질 것을 이스라엘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모래로 쌓은 방벽에 바닷물을 끌여들여 서서히 쓸어낸 뒤 공병대가 부설한 부교 위로 소련제 탱크와 병력이 무사히 시나이반도를 점령하면서 싱겁게 전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산지가 많은 지형이라면 공병술이 차지하는 영역은 더욱 확대됩니다.





험준한 산지 자체가 방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삽과 곡괭이만으로 구축되는 참호는 수많은 총탄과 포탄을 허비하게 합니다. 이미 한국전쟁 막바지 고지전을 통해 치열한 전투를 경험한 한국군은 참호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준비합니다.





육군력 대부분이 기갑과 소총이 주력으로 이용한 전투술이지만 공병술에 대한 파괴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높은 훈련량과 혹독한 환경에 노출된 다수 보병 보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기는 하지만 공병대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현대전에서 공병대는 산지뿐 아니라 구릉지와 평지에서도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동에서 벌어진 걸프전과 이라크전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통로를 개척하고 지뢰를 제거하는 임무가 추가되면서 중요도가 이전보가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일부에서는 공병대가 전투 병과에 속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공병대 구분이 세분화되면서 시설공병과 전투공병의 차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전투공병의 임무가 상대를 저지하는 데 것에 목표를 두고 있어 전투병과와는 방향이 다르기는 합니다.





공항, 항만, 도로, 터널과 같은 시설과 주요 군사시설 확보, 보급의 거점 기지가 되는 병참선 확보까지 포함하면 공병대는 전투 병과를 지원하는 가장 큰 영역을 담당하는 보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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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