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8. 2. 10. 06:00


아반떼 스포츠의 발전된 주행 감성으로 수퍼노멀을 앞세웠지만,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아반떼가 살아났고 그랜저 IG, 뉴라이즈 소나타와 흡족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SUV라는 키워드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에서 세단 3형제는 이례적인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반떼 스포츠가 새로운 현대의 시작점이라고 하면 해치백 i30는 고성능을 향한 첫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30는 자리를 비운 폭스바겐 해치백 골프가 차지했던 영광을 온전히 차지하기를 원했지만 기대했던 점유에 근접하지 못하면서 무관이 되었습니다.





핫해치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낸 골프에 근접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시장에서의 평가는 변화를 갖지 못했습니다. 해치백 소비자가 빠르게 정보를 취득하고 비교, 분석하는 세대라는 것을 현대 집행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i30는 현대가 지향하는 주행 감성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가망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어설프고 우습기만 한 마케팅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전륜 기반 해치백이 후륜과 같은 화려한 드리프트를 보여주는 광고는 시대착오입니다.





과장된 마케팅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켰고 i30 미래 고객의 발길을 돌리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실용을 앞세운 가망 고객은 i30가 가진 새로운 면모를 확인하기도 전에 눈길을 돌렸고 아반떼 스포츠보다 우수한 주행감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사장했습니다.


욕심만 앞세운 참담한 결과는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내수 시장에서 다시 참패를 겪으며 점유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이며 연봉만 높은 감각 없는 정책 결정자들이 빨리 떠나주는 것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가장 큰 계기가 될 것입니다.





i30는 고성능 디비전 N과의 연장선에서 약진할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합니다. 언더스티어링을 버리지는 못했지만 밸런스를 향상하기 위해 튠업된 새시는 아반떼 스포츠 튜익스보다 나은 모습을 보입니다.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이전의 현대에서 확실하게 벗어난 흔적입니다.


다소 높게 책정된 시작점이 부담스럽게 생각될 수 있지만, 폭스바겐 골프와의 1,000만 원에 달하는 차이와 곳곳에 달라진 면모는 자연스럽게 수긍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디자인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배려한 모습은 숨겨진 구매욕을 자극합니다.





디젤 기반 SUV 모델들이 실용을 앞세우며 여전히 좋은 점유를 누리고 있지만, 실용과 재미를 모두 포용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가솔린 1.6리터 터보차저와 7단 DCT에서는 다소 불안정한 모습이 있지만 새로운 맛을 느끼는 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준중형 해치백으로서는 높은 가격이라고 평가되기도 하지만 개선해야 할 핵심은 비슷한 가격대의 수북한 경쟁자입니다. 현대에서 만들어내는 소나타와의 차이도 적지만 풀옵션의 i30는 그랜저 IG 기본형을 계약할 수 있는 가격에 근접합니다.





오랜 시간 고객들은 수동 변속기를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옵션을 덜어내고 기본기에 충실한 모델을 출시하라고 종용했습니다. 실용을 강조하는 모델에 실용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굴지의 글로벌 제조사들이 점유에 목말라하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비하면 나태하고 무책임한 모습입니다. 발전된 성능을 연구하고 괜찮은 모델을 만드는 데 노력했다는 것만 어필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안길 수 있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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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