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7. 12. 19. 07:00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 군대를 다녀와야 하고 군대에서 총기를 접하게 됩니다. 처음 총기를 접했을 때 두려움과 떨림이 느껴지기도 전에 방아쇠를 당기며 들렸던 엄청난 크기 소음, 얼굴로 날아드는 화약가루, 어깨를 지긋이 누르는 반동으로 정신이 혼미했습니다.





짬밥이 올라가면서 몇 번의 사격으로 익숙해지기 마련이지만 엄청난 크기로 귓전을 때리는 총성은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소음기가 달린 소총이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음기(Silencer)' 로 불리우기도 하지만 정확한 표현은 '억제기(Suppressor)' 입니다. 총기는 탄에 장착된 작약을 공이로 격발하여 발사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고속으로 발사할 때 발생된 수천 배 압력이 총구로 나가면서 엄청난 소음이 들리게 됩니다.


총기가 허용된 미국에서 소총 사격을 뒷마당에서 하면서 소음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소음기가 개발되었고 현대 기관총 발명자로 알려진 '하이럼 맥심' 아들이 제작해 판매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소음기는 자동차 머플러처럼 여러 개 격벽을 설치해 한 번에 분출되는 압력을 분산, 지연시키는 장비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근접한 거리에서도 소음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좋은 것으로 보여지지만 100데시벨 소음이 85데시벨로 낮춰지는 수준입니다.





소음기를 장착하였다고 해도 완벽한 무음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총구 뿐 아니라 노리쇠나 슬라이드가 열리면서 약실이 개방되고 약실에서 발생되는 압력으로 소음이 부가적으로 발생하며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마뜩치 않습니다.


슬라이드를 인위적으로 붙잡는 방식이 선을 보이기도 했지만 장전이 되지 않거나 탄피가 노리쇠나 슬라이드에 끼는 '잼' 을 감수해야 합니다.





수동으로 장전하는 볼트액션 소총에 소음기를 장착하여 운용하는 저격수들은 대단히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탄이 발사되면서 공기를 가르는 소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소음까지 제어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소음기로 완벽한 소음 제어는 어렵지만 적진 깊숙한 곳에 침투하는 특수부대와 근접 거리에서 교전하는 대테러부대의 경우, 소음기는 상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음 뿐 아니라 화염을 감추어 주기 때문에 위치가 발각될 위험을 줄여주고 낮아진 소음으로 종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차단막식 소음기



근접 교전을 치르는 대테러부대는 카빈형 소총을 사용하기 때문에 명중률이 낮아질 수 있는 단점을 소음기로 만회할 수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격벽식에 비해 현저하게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차단막식은 스폰지 재질을 내부에 틀어막아 확실한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확실한 효과를 가질 수는 있지만 내구성이 약해 수십 발을 사용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탄 내부에 작약을 덜어내어 대인저지력을 포기하는 대신 소음을 극소화하는 '아음속탄'으로 개조를 하기도 하지만 총기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여지가 있습니다.





작약을 덜어냈기 때문에 사거리가 짧아지고 근거리로 접근해야 하기에 오히려 발각될 수 있는 확률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가스압으로 노리쇠를 후퇴고정시키는 소총의 경우 분출되는 압력이 과해져 고장을 일으키거나 가스직동식인 AR-15계열은 노리쇠 오염이 빨라집니다.





OSS사에서 선보인 새로운 소음기는 내부에 코어를 설계하여 소음을 확실하게 줄여주기는 하지만 복잡한 구조덕분에 가격이 2,200 달러에 달합니다. 명기로 불리우는 H&K 416에 악세사리를 덕지덕지 장착해도 남는 비용입니다.





완벽하게 총성을 제어할 수는 없지만 여러 전장에서 소음기로 인해 목숨을 건진 특수부대원들이 늘어나면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들 사이에서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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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