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8. 21. 06:00


시기적절할 때가 되면 언론을 장식하는 것이 현대자동차그룹의 강성노조 또는 귀족노조에 대한 비판입니다. 정상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서 없어져야 할 적폐를 언급할 때 언론이 슬며시 들고나오는 것이 1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입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소식들만 가득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협상은 신선놀음으로 비춰지기 마련입니다. 귀족노조에 대한 불만으로 극좌의 표현인 '빨간이' 로 몰아붙이며 극단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노조에서는 자신들의 요구가 정당하다는 발표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는 있지만 붉은 렌즈를 끼운 일부에게는 스스로를 위한 어설픈 항변으로 치부되기 마련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노조의 정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여지는 자료들은 불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언론과 일부에서 사용되는 자료는 대부분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평균 임금입니다.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가장 긴데도 불구하고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는 귀족노조로 불리울 만큼 높은 수준입니다.





영국이 자동차왕국에서 제대로 된 자동차 제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것도 일본 자동차 브랜드 도요타가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것도 노조의 역할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부터 단순화한 표를 대입하여 비판의 대상을 궁지로 몰아넣는 것은 전통적인 방식의 하나입니다.


영국 자동차 제조사가 대부분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게 된 것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신자유주의를 신봉한 마가렛 대처의 실패한 경제 정책 과정 중에 한 부분입니다. 영국의 노조가 제조사를 망친 것이라는 주장에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도요타의 노조가 대의를 위해 스스로의 임금을 조정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한 부분은 있지만 모두가 노조의 덕이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글로벌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의 노조가 보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는 애교 수준입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독일 뿐 아니라 거의 공산당에 가까운 강성 노조가 판을 치는 프랑스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노동자들이 1억에 가까운 임금을 받은 것은 엘리트과정을 이겨낸 스스로의 기득에게는 상당히 반감을 가질 수 있는 일입니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엄청난 자금의 압박을 받고 파산을 결정하거나 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과정을 겪었어야 합니다. 자동차 제조사는 이익을 우선으로 여기는 기업이기 때문에 파산을 결정하거나 생산시설을 옮기는 데 대해서 누구도 비난의 화살을 던질 수 없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노조와의 협상 시기가 도래하거나 경영이 나빠졌다는 기류가 형성되면 여론은 자연스럽게 노조로 향하게 됩니다. 현대가 자동차시장에서 논란에 휩싸이게 될 때에도 귀족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덩달아 높아지기도 합니다.





귀족노조라고는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는 비정규직에 대한 요구를 줄기차게 해왔고 시급을 올리는 것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역기능에 비해 순기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역설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인정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와 독일 자동차 제조사 BMW의 임금 격차를 자세히 살펴보면 확실한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자료의 표면적이 숫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귀족노조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의 것을 증명하는 자료입니다.



출처 : 이데일리



BMW와의 비교 자료가 현대자동차그룹이 귀족노조라고 주장하는 일부에게서 인용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자료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모르고 단순히 숫자만 보여주려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두 회사의 임금 격차는 상당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기본급은 55%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체임금 중 45%가 변동급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휴일수당과 잔업수당, 야간 초과근무가 없다면 현대 노조원들의 급여는 5,280만 원을 넘지 않습니다.





변동급은 회사의 사정이 나빠지면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어 기본급으로 구성된 BMW의 임금이 나은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진 대신 노조원들을 비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허술한 자료에 근거한 근거없는 억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원은 연평균 2,100시간을 2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9,000만 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2,600시간에서 2,700시간을 오롯이 일해야 받을 수 있는 임금 구조입니다. 주당 50시간을 일하지 않으면 안되는 연봉이고 이는 현대 노조원 중에서 10% 밖에 되지 않습니다.


주당 35시간을 근무하는 도요타와 비교를 하지 말아 달라는 노조의 요구가 과도한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