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8. 8. 06:00


볼프강 포르쉐와 벌인 주도권싸움에서 승리한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폭스바겐 이사회의 의장 자리를 차지하고 마틴 빈터콘이 CEO를 맡으면서 불안한 행보가 이어졌습니다. 오직 수익만을 위해 폭스바겐을 운영하겠다는 다짐은 상당히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폭스바겐은 디젤을 기반으로 한 모델들을 앞세우며 글로벌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고 영광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유를 향한 뜨거운 욕망이 이루어지는 듯 했던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로 발목이 잡히면서 날개 없는 추락을 겪었습니다.





북미시장 퇴출이라는 구호에 바짝 긴장한 폭스바겐은 엄청난 비용을 아낌없이 퍼부으면서 진화에 나섰고 언론은 서서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북미와는 다르게 한국시장에서는 불성실하고 콧대 높은 태도를 일관하면서 불리한 여론에 휩싸였지만 폭스바겐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인증 취소라는 극단적인 사태에 이르기까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영업사원들은 하나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갔습니다. 북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폭스바겐의 행보는 지켜보는 유저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문화에 살고있는 우리에게 지나치게 당당한 모습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고 퇴출의 목소리를 부추겼습니다. 폭스바겐 정책 결정자들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점유를 위해 유저를 속였음에도 별다른 죄책감이 없습니다.


수많은 부품이 결합된 자동차는 의도하지 않은 결함이 발생하기도 하는 복잡한 기계이며 예기치 못한 결함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것을 두려워하게 마련입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사용하며 만들어진 이미지를 회손하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법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도의적인 책임까지 짊어지는 이유는 시장에서 좋은 제조사라는 이미지를 이어나가기 위함입니다. 통상적인 관념에서 벗어난 폭스바겐은 법적인 책임까지 불거진 사태에 대해 불성실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일관했습니다.


새로이 출시되는 폭스바겐의 모델 소식이 들리면서 일부 모델을 다시 재인증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는 폭스바겐의 행보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누구도 폭스바겐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았지만 폭스바겐은 개의치 않고 재인증 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입니다.





디젤게이트가 발생하고 난 뒤 수입된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거친 폭스바겐은 한국시장에서 최고의 점유를 기록했습니다. 디젤게이트로 북미와 유럽에서 퇴출이 거론되던 시절에도 한국 유저들은 폭스바겐 할인행사에 줄지어 서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할인행사에 참여한 오너들은 낮은 가격에 폭스바겐의 그늘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라고 환호를 했고 지켜보는 많은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누구나 선택에 대한 자유를 가지고 있고 구매하고 싶은 자동차를 구매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이 주창하던 높은 출력과 낮은 질소화합물, 높은 연비가 허구였다는 것은 그들에게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닌 것입니다. 독일에 수입된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를 시장에서보다 적은 비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디젤 모델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질소화합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비뚤어진 기업이 생산한 비뚤어진 자동차를 비뚤어진 도덕으로 구매한 때부터 폭스바겐은 면죄부를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