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7. 16. 06:00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한국 GM은 소형 모델과 경차를 생산하면서 위기에 빠진 글로벌 GM을 경영난에서 벗어나게 한 일등공신입니다. 대배기량의 가솔린 일색의 GM은 변화의 기미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자구책을 원한 미 정부의 바램을 충실히 따르기 위한 방편을 한국 GM에서 찾았고 유럽에서 오랜 시간 컴팩트 모델과 해치백으로 인지도를 쌓은 오펠을 압도했습니다. 오펠에서 생산하던 모델을 한국 GM으로 옮겨오는 정성을 보일 정도로 중요한 기지가 된 것입니다.





오펠의 경영진들은 심각하게 반발했지만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에 대해 논리를 펴기에는 근거가 약했습니다. 한국 GM은 글로벌 GM의 위기와 함께 성장했지만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불거지는 철수설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스스로가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군산공장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GM의 발표는 그동안 풍문으로만 나돌던 실체가 드러난 사건이었고 호주법인 홀덴이 철수할 때의 기억이 페이드되는 것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비금융권 지분 중에 GM이 속해 있었고 지분 매각이 현실화되면서 철수설을 뒷바침하는 근거가 됐습니다.





지분가치가 2,000억 원 이상 폭락한 GM의 지분을 정리하기로 한 산업은행은 곤경에 처했고 중형시장에서 급하게 말리부를 투입하면서 가치를 상승시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어지는 크루즈의 출시가 발판이 되었어야 했음에도 불발로 끝나면서 GM의 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입니다.


GM은 한국시장의 바램과는 다르게 오펠과 영국법인 복스홀을 PSA(Peugeot Citroen) 그룹에게 매각하면서 제조사로서의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동차를 완성해서 얻는 이익보다 새로운 사업 방향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군산공장 철수의 명분은 다분히 부적절한 수익입니다.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와 수출형 CKD(completed Knock down, 조립형 반제품)으로 거둘 수 있는 이윤의 한계를 인정하고 악화된 수익성을 정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GM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뉘앙스를 보였습니다.


한미 FTA에 채결되던 시기에 가장 이익을 볼 수 있는 분야가 자동차시장이었고 수혜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북미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은 국가경쟁력으로 재고될 것을 확신했지만 지금의 결과는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FTA로 대미 수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했고 두 배 가까운 수치가 한국 GM의 것이었습니다 . 대미 수출 9.5%였던 한국 GM은 소형 SUV '트랙스' 와 경차 '스파크' 를 북미에 수출하면서 18.7%의 점유를 갖게 된 것입니다.


한국 공장 철수설이 나돌는 시기마다 한국 GM은 낮아진 수익성에 대해 언급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실제의 수치는 달랐던 것입니다. 한국시장에서 외국산 브랜드로서 막강한 위치에 있었던 시절의 영광에 비하면 확실히 줄어든 수치이기는 하지만 근거로 주장하기에는 빈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유 FTA로 클린 디젤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로 유럽형 브랜드가 한국시장의 점유를 늘여갈 때도 철수설을 빌미로 정책자들과의 단판을 치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외국산 브랜드로 GM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영광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치열해지는 자동차시장의 경쟁을 정치적이거나 정책적인 관계로 접근하는 것은 제조사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라면 자동차를 잘 만들고 잘 팔리는 것에 집중하여 점유를 늘이는 긍정적인 방식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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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