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7. 6. 27. 07:00


휴대용 권총은 개발될 때부터 호신용보다는 위급할 때 자살하는 용도라는 풍문이 나돌았을 만큼 대인저지력에서는 별다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현세대의 프리미엄 권총인 시그사우어 P226과 글록과 같은 변형된 권총들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파괴력에서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대인 저지력이 우수하고 파괴력을 가졌으며 내구성과 신뢰성이 뛰어난 돌격소총이나 전투소총보다 권총의 인기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대테러용 기관단총이나 돌격소총보다는 권총이 압도적인 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휴대가 간편하고 파지가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호신용으로 사용하기에 권총은 부족한 면모가 있습니다. 현대의 흐름과 같이 권총에 대한 인식을 한단계 뛰어넘게 만든 장본인이 있었으니...





독일 총기회사 발터(Walter)사에서 개발된 PP의 컴팩트 버전 PPK 덕분입니다.


PPK(Polizeipistole Kriminalmodell, 형사경찰권총) 가 의미하는 것처럼 개발 당시 PPK는 사복경찰용으로 제작된 권총이었습니다. 마우저 1910의 계보를 이어나가는 권총으로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현세대에 채용된 더블액션과 슬라이드에 해머를 내려놓을 수 있는 설계를 채택했습니다.





작고 안전장치가 채택된 발터 PPK 자체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으며 PPK 열풍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은 영국의 첩보영화 007시리즈 덕분입니다. 잘 생기고 유머 넘치는 스파이가 소지한 발터 PPK는 일반인들의 로망으로 회자되었고 민수시장에서 대박을 치게 됩니다.





9mm탄과 30 루거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지력을 위해 45구경을 구매해야 한다는 일부 총기 전문가들의 주장을 압도할 만큼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말끔한 슈트를 차려 입고 PPK를 뽑아드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에 대중은 매료되었고 권총에 대한 판타지로 이어지게 됩니다.





누구나 PPK를 가지면 제임스 본드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이 급속하게 전파되면서 권총의 인지도는 하늘을 찔렀고 발터사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





콜트사와 글록, 시그사우어사로 이어지는 권총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으며 민수시장의 한 축으로 대변되고 있습니다.


대중들의 인식과는 달리 발터 PPK는 인류가 지나온 역사적인 사건의 한가운데 선 중대한 권총이기도 합니다.





2차대전 당시 독일 총통 아돌프 히틀러를 위한 리미티드 버전으로 금장으로 만들어진 PPK가 히틀러에게 전달되었고 벙커에서 생을 달리할 때까지 휴대했습니다.히틀러의 마지막이 음독과 PPK를 통한 자살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면서 발터 PPK의 역사적 의미는 강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10.26사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발사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첫 탄이 발터 PPK로부터였습니다. 개발국인 독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역사의 현장에 발터 PPK가 있었던 것입니다.


권총 판타지를 만들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인지도를 누리고 있는 발터 PPK의 이미지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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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