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6. 13. 06:00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열풍을 일으킨 BMW는 고유의 영역을 개척한 대척점에 선 제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가 럭셔리 주행감을 선보이며 플래그쉽 S 클래스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면 BMW는 지향점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단단하고 다아나믹 주행감을 선사하는 컴팩트 세그먼트 3시리즈를 기반으로 성장한 BMW는 스스로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플래그쉽 7시리즈가 한 껏 부푼 뒷테로 세계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파격은 여전히 강렬한 기억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미국에서 출생한 크리스 뱅글을 총괄 디자이너로 채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선보인 BMW의 판단은 미래지향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비머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불만에 찬 목소리를 높이더라도 크리스 뱅글을 BMW는 놓아주지 말았어야... (한다...)


크리스 뱅글이 창조한 디자인이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것은 그의 감각이 확실히 앞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BMW는 다이나믹 주행감을 모든 차량에서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로 비칠 정도로 지나친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이나믹 주행감이 스스로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고집스러운 선택은 오히려 점유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합니다. 무게 배분을 통해 후륜구동이 갖는 단점을 해결하고 코너의 우수한 능력을 배가하기 위해 나머지를 소홀하게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다이나믹 주행을 위해 모든 것을 간과해도 괜찮다는 행보는 비머의 변형된 모델에서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시장에서 유용하고 안정적이라는 선택의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BMW의 모델이 선보이는 주행감은 확실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륜구동 시스템은 후륜기반 BMW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4륜의 특성상 서스펜션의 세팅값을 무르게 유지해야 하는 특성을 반영해야 하기에 단단했던 주행감이 흐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BMW의 주축 모델들은 다이나믹을 위해 완벽하게 세팅된 값을 가지고 있어 변화에 취약한 면모를 보여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의 주행감이 확실한 차이를 보이기도 하며 썬루프가 옵션으로 채용된 모델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느끼기도 합니다.





상당히 예민한 오너가 아니더라도 확실히 달라진 BMW의 주행감을 느껴지게 하는 재미를 가질 수는 있지만 비머 고유의 주행감을 느끼고 싶은 오너에게는 실망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뛰어난 밸런스가 모든 모델에 적용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BMW 4륜구동 시스템은 접지를 늘려 비머가 전통적으로 고수하던 오버스티어의 슬립앵글을 벗어나 새로움 감성을 느낄 수 있기는 하지만 오래 전부터 구축된 브랜드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스스로의 함정에 빠지고 있습니다.





BMW 스스로도 4륜구동 시스템에 대해 확실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 않으며 시장에서 4륜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비머가 새로운 고객을 위해 채용하기는 하지만 스스로가 자신을 가진 시스템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BMW 4륜구동인 X드라이브를 선택하는 오너도 비머의 정체성을 제대로 가지고 싶은 오너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BMW는 변형된 작은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짜여진 틀을 고수하는 특성을 지닌 브랜드라는 점을 상기하면 4륜구동은 편자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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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