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출시한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대중적인 점유를 살짝은 벗어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시장에서 가장 점유에 목을 매고 있는 모회사 현대자동차의 자회사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인 선택을 한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시장에는 지금까지 스포츠성을 가진 모델을 제대로 출시하지 못하면서 일부 유저들의 갈증을 풀어내지 못한 채 오랜 세월 방치에 가까운 행보를 걸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스포츠성을 강조한 외국산 브랜드가 그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보수적인 결정자들은 자동차 제조사로서 잘 만들어내는 것보다 잘 팔리는 것에 집중하였고 오랜 시간 노하우를 축척하며 패스트팔로워로서 충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글로벌에서 손꼽힐 정도로 점유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이미지는 바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치열한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기는 했지만 오롯이 판매에만 몰두하며 발생한 저급한 이미지는 벗아날 길이 없었습니다. 일본 브랜드가 걸어온 발자취를 충실하게 따르던 현대는 자회사 기아와 함께 변화를 시도했고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여전히 점유에 몰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달리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기아자동차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잘 팔리는 것보다는 잘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고액 결정자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점유가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기아가 추구하고 있는 도전의 방점으로 지금까지 외국산 브랜드에게 내어주던 아쉬운 영역입니다. 후륜구동 기반의 3.3리터 람다 V6 엔진은 직분사와 트윈 터보차저를 장착하고 370마력과 토크 52kg.m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로백 5초라는 숫자는 스팅어의 제조사가 기아자동차라는 것을 의심할 정도로 발전된 스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근근히 명맥을 이어오며 무늬만 스포츠를 가장한 모델을 선보였던 뉘앙스와는 확실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BMW에서 고성능 버전 M 디비젼의 영역을 담당했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의 기술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팅어를 접한 일부 리뷰어들의 평가에도 브랜드가 무색할 정도의 주행 능력을 가진 모델이라는 언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아 브랜드를 가진 스포츠 세단은 상상의 영역에서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스포츠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아까울 정도로 아쉬웠던 기억들과는 확실한 격차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많은 세타2 엔진을 얹은 2리터 직분사 터보차저 모델이 동반 출시되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스포츠 주행을 느끼기에는 3.3리터 모델이 적합할 것이라는 평가가 추가되고 있습니다. 4,460 만 원에서 4,880만 원에 달하는 가격대는 사실 그다지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첨단 전자장비와 후륜구동 특유의 LSD를 장착하고 있지만 선뜻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가격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국산 브랜드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자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
국산 브랜드로는 범접할 수 없는 스펙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경쟁하는 외국산 브랜드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차지하던 수치이기도 합니다. 사전예약에서 기아 스스로는 뜨거운 반응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스팅어의 스펙이 자동차시장을 뜨겁게 할 수 있는 수준이기는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