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7. 5. 16. 07:00


인도네시아의 자원이 필요했던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기착지인 진주만을 기습하기로 결정합니다. 일본 해군의 엘리트 겐다 미노루 중좌가 입안한 작전은 완벽에 가까웠고 태평양 함대 사령관 야마모토 이로소쿠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주력 항공모함 아카기, 카가, 소류, 히류를 이끌고 출항한 나구모 주이치 제독은 고동치는 심장소리를 스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국으로 불리우는 미국을 공격하는 임무를 마치고 스스로 성공적인 공격이라고 자부한 나구모는 진주만을 뒤로 하고 본토를 향해 기수를 돌렸습니다.






항공모함의 부재


진주만을 기습하면서 일본 군부와 해군 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가장 중점으로 생각했던 것이 미 해군의 항공모함입니다. 진주만에 정박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서 날짜를 선정하였고 진주만에서 활동하는 첩보원들의 정보가 작전을 입안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하늘을 뒤덮은 전투기가 진주만을 폭격할 당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미 해군 항공모함 USS 엔터프라이즈와 요크타운은 진주만에 정박하지 않았습니다. 겐다 미노루의 당부가 있었지만 전함 지휘관이었던 나구모 제독은 항공모함의 존재감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공습을 멈추게 됩니다.






대규모 유류 저장고


진주만에는 태평양 함대를 모두 운용할 수 있는 대규모 유류 저장고가 있었지만 일본의 전략 목표에는 포함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구모 제독은 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모두 접수하고 있었고 대규모 유류 저장고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공습 명령을 하달하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유류 저장고를 본 적이 없는 일본 해군은 상세한 보고에도 의문을 가졌고 나구모 제독도 정보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에 집중한 일본군은 임기응변에 미숙했고 확실히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유류 저장고를 그대로 방치하게 됩니다.






선박 수리시설


유류 저장고와 함께 설치되었던 선박 수리시설을 나구모 제독은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치게 됩니다. 활주로의 전투기와 전함을 파괴한 것으로도 전과는 높았고 미국의 기착지인 진주만이 불바다가 된 것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며 미 해군 전력이 무너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선박 수리시설은 그대로 보존이 되었고 폭격으로 가라앉은 전함을 다시 물 위로 올려 복구하는 데 불과 일주일의 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미드웨이 해전이 벌어지기 전 산호해 해전에서 침몰 위기를 당한 요크타운을 하루만에 복구하여 전세를 뒤엎어지는 대역전극의 서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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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