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4. 26. 06:00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 중에 한가지인 짜장면과 짬뽕을 고민하던 종사자들은 짬짜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택하며 논란을 종결시켰습니다. 오롯이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하면 여전히 깊은 고민에 빠질 수 있는 문제이며 정답은 "그 날 컨디션에 따라..." 입니다.


선택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라면 전화기 앞에서 꽤나 많은 시간을 갈등하거나 동반해서 식사를 리드하는 이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상충된 매력을 가진 두가지 갈림길에서는 갈등할 수 밖에 없는 요소가 가득하고 한가지를 우위에 두기도 어렵습니다.





자동차시장에도 짜장면과 짬뽕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선택이 있습니다. 럭셔리와 다이나믹은 작금의 시장을 이끌고 있는 커다란 축이라고 할 수 있고 한가지를 우위에 둘 수도 없으며 유저에 따라 극명한 대립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여 점유에 영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요, 자동차의 끝은 벤츠이다..." 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충성도를 가진 브랜드의 유저들은 대놓고 현실을 부인하거나 상당히 동의하지 않기도 합니다. 럭셔리 주행감을 주창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메르세데스 벤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수의 브랜드가 럭셔리를 추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너무 먼 관계로 로망으로만 남아있는 경우가 다수인데 반해 메르세데스는 실현 가능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보다는 젊은 감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 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가 한동안 진부한 브랜드로서 침체기에 있으며 플래그쉽 S 클래스에 모든 점유를 의지하던 때가 있었지만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급성장하였고 시장의 커다란 축으로 등극하였습니다. 유저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가격 상승폭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대중화에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대중적인 브랜드라기 보다는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수를 위한 브랜드였고 다이나믹을 주창하는 BMW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정체성을 이어나가는 독자적인 행보를 걸었습니다. BMW가 정체성으로 내세운 다이나믹 주행감을 실현하는 모델은 당연히 컴팩트 세단 3시리즈입니다.


BMW의 많은 모델 중에서 정체성을 가장 반영하고 있는 3시리즈는 점유에서도 가장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여전히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5시리즈의 인기로 저변이 확대되면서 점유가 옮겨가기는 했지만 BMW의 중심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럭셔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높은 가격과 거주편의성이 필요했고 S 클래스를 기반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BMW도 다이나믹만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의 한계점을 가질 수 있으며 스펙트럼의 동반 한계를 갖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자동차시장의 다양한 브랜드는 럭셔리와 다이나믹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가 정체성을 확립하거나 다양한 모델에 뒤섞이면서 판매에만 주력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안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두고 럭셔리를 표면적으로 내세운 일본 브랜드가 대표적입니다.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의 성장이 멈춘 자동차시장의 양갈래는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보다는 점유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시장의 화두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가고 있는 대부분의 산업구조 변화와 같은 선상에서 움직이는 것을 상기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와 다이나믹이라는 두마리의 상반된 토끼는 사라지고 소프트웨어의 우위만이 선택의 중심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에 매료된 많은 유저들은 기계가 아닌 살아있는 감성에 열광하였고 이를 계승하는 정체성이 사라진다는 것은 매력이 사라지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가 없어진 메르세데스와 다이나믹이 없어진 BMW는 25,000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이동수단일 뿐입니다.





짜장면과 짬뽕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시절의 아스라한 추억이 짬짜면으로 사라진 것과 같이 자동차시장의 변화는 럭셔리와 다이나믹의 갈림길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던 유저들의 감성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자동차시장이 시대에 따라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단히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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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