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4. 10. 06:00


BMW는 진보적이고 혁신을 주도하는 아이콘으로 다이나믹 주행감을 실현하는 데 훌륭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입니다. 항공기엔진을 시작으로 발전한 BMW의 역사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어지면서 굳건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제조사로 발전했습니다.


BMW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모델 가운데 경쟁 상대인 메르세데스 벤츠에게 밀리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는 7시리즈는 고민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잘 다음어진 외모와 첨단 전자장비를 대거 채택했음을 물론이고 플래그쉽에서 볼 수 없는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플래그쉽을 소유하고자 하는 오너들은 쇼퍼드리븐의 럭셔리 주행감을 선호하는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너들의 요구는 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에 화려하거나 직관적인 주행 패턴보다는 부드럽과 고급스러운 주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토와도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BMW는 밸런스와 직관적인 주행감에 치중하느라 시장에서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낮은 점유를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플래그쉽 7시리즈는 한 때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를 넘어설 차세대 주자로 이름을 드높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진보적인 BMW 마저도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혁신적이었던 미국의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Christoper Edward Bangle)이 영입되었을 시기입니다.


GM의 자회사 오펠에서 디자인을 시작한 크리스 뱅글은 피아트그룹에서 혁신적인 쿠페 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혁신을 강조하며 BMW로 전격 영입이 됩니다. 스스로를 파괴자로 불리울 정도로 혁신을 강조한 크리스 뱅글은 플래그쉽 7시리즈에도 여지없이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E65로 넘어온 7시리즈는 컨셉카 Z9 Gran Turismo의 Bangle Butt을 그대로 구연하면서 극과극의 반응을 얻게 됩니다. 트렁크선과 뒷휀더가 일치해야 한다는 기존의 개념을 벗어난 뒷모습을 두고 BMW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거센 반발을 했습니다.


빵빵해지고 올록볼록해진 7시리즈의 외부 디자인과 컬럼 기어를 채택한 내부 디자인은 진보적인 BMW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선택이었고 시대를 앞서가는 선택이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충성도를 가진 유저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혁신을 겪을 때마다 나타나는 반작용은 생각보다 강력했고 총괄 디자이너인 크리스 뱅글은 살해위협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럭셔리를 추구하던 7시리즈는 망친 뱅글로 역사에 이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저조하던 플래그쉽은 메르세데스 S 클래스를 위협하는 점유를 갖게 됩니다.


점잖고 보수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점유의 반란은 가장 높은 점유를 기록한 7시리즈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거세지는 반발을 의식한 BMW는 현 수석 디자이너인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로 교체를 했고 이후 발전을 멈춘 7시리즈는 퇴보의 길을 걷게 됩니다.





크리스 뱅글은 당시 7시리즈를 디자인하면서 한국 자동차를 모티브로 했다는 언급을 남기게 됩니다. 창의적이고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뱅글이 상당히 후진적인 위치에 있던 기아 리오의 후면 디자인을 참고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노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산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의 디자인에 한 참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지만 크리스 뱅글에게는 다른 모습으로 비추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낮추어서 그렇지만 일부 국내 브랜드의 디자인은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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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