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4. 4. 06:00


기아자동차가 모회사 현대자동차와 차별화된 길을 선언하면서 호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피터 슈라이어가 영입되면서 패밀리룩을 기점으로 확실한 정체성을 가져가려는 행보를 보였고 K시리즈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독일 브랜드의 아성을 향해 외침을 던졌습니다.




K5이 성공적인 점유와 K7의 잇단 성공은 2인자로 머물렀던 기아에게 상당한 성장 동력을 제공하였고 독립된 브랜드로서의 위치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였습니다. 시장에서도 지루한 현대자동차의 독주에 반한 참신한 기아의 모습을 반기는 분위기로 흘렀습니다.


플래그쉽 K9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첨단화를 걷는 모델로 인식되었으나 독일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내부 디자인에서 혹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가본 적 없는 길을 개척하려는 기아의 노력이 가상했지만 완성도에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럭셔리는 이미 오랜 시간을 노력해 온 제조사들이 즐비하고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는 새로운 강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후발주자이자 패스트팔로워인 기아자동차가 끼어들 틈이 여전히 협소하다는 한계에 갇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한국시장에서도 이미 독일과 유럽, 북미의 럭셔리 브랜드가 진출해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으며 일본 제조사들이 북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런칭한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시장에서 점유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플래그쉽 K9의 고전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아자동차가 K시리즈를 주축으로 라인업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는 하지만 플래그쉽은 많은 판매보다는 기술력의 과시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습니다. 첨단 전자장비를 대거 채용하면서 럭셔리 주행감을 가질 수 있는 브랜드 기술력의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점유에서도 일부를 가져가는 것이 제조사로서는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K9은 시장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기대와 모회사 현대의 과도한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는 점도 있지만 스스로 사장된 분위기를 감추기 어렵습니다.





현대 플래그쉽 EQ900이나 제네시스 G80의 점유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현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자회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기가 어렵습니다. 2인자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기아자동차로 부각하기 위해서는 K9의 존재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에 가까운 첨단 전자장비를 대거 채택하면서 시장에서 점유를 상당히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플래그쉽이지만 상징적인 의미의 가치는 강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아자동차가 기술력의 부재를 어필하기 위해서라도 K9의 존재는 지금보다 부각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아자동차가 점유를 위해 K7과 쏘렌토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플래그쉽의 가치를 놓치게 된 결과를 맞은 것입니다. 희망의 불씨를 가지고 있는 K9의 현재 위치는 상당히 좋은 상황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MPV 카니발과 경차 모닝을 기반으로 한 제한된 시장의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가 충분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력이 S 클래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플래그쉽에서 이익을 위해 투자를 하지는 않습니다. 이미지를 개선하고 기술력의 부재라는 상쇄하기 위해 투자하는 세그먼트라는 점을 이해하면 지금의 K9은 확실히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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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