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7. 2. 14. 06:00


세계적인 명장으로 불리우던 피터 슈라이어가 기아자동차에 영입되어 디자인을 맡았다는 소식은 중형시장의 새로운 변혁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탄이었습니다. 낯선 패밀리룩을 시도하며 호랑이코를 부각시켰을 때는 신선하기보다는 부자연스러움이 강조되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만 가지는 패밀리룩을 국산 브랜드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발상은 감탄을 넘어 경의로움의 수준이었으며 외부 영입 인사의 높은 몸값의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아자동차 변화의 정점은 쏘나타로 대변되던 중형시장의 K5였습니다.





한국 자동차시장의 디자인은 K5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파격적이었고 참신했으며 감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디자인 뿐 아니라 이전보다 직관적으로 바뀐 핸들링과 코너웍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것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발전의 기대를 갖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K5의 급격한 발전에 국산 브랜드는 더 이상 허접하고 물렁한 주행감을 가진 저가형 제조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습니다. K5의 변화는 시장에서 점유로 화답했고 중형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으며 쏘나타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예고했습니다.





페이스리프트와 세대를 넘어서면서 더 많은 발전을 이루고 높은 점유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라지고 중형시장의 강력한 경쟁자인 르노삼성의 SM6와 GM 쉐보레 말리부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고공행진의 달콤한 시절을 뒤로 하고 있습니다.


유럽 감성을 강조한 SM6와 보급형 쉐보레의 노하우가 빛을 발하면서 시장에 팽배한 유저들의 요구가 점유를 통해 표출되었습니다. 2세대가 되면서 안정적이고 기민해진 주행감을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강자들의 출연으로 드러낼 수 조차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리터 누우엔진을 기반으로 1.6리터 터보차저엔진과 1.7리터 디젤엔진 라인업을 가지고 있으며 농익은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기민하고 직관적이며 흔들림을 보이지 않습니다. 넓어진 엔진 라인업과 향상된 주행감에 비해 턱없이 낮아진 점유의 숫자는 의문을 자아낼 수 밖에 없습니다.


롱스트록 방식의 개량형 누우엔진은 세타엔진에 비해 범용성이나 스포츠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6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BMW의 것들을 종종 차용한 흔적이 있어 쑥스럽기는 하지만 나름의 엣지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쉐보레 말리부가 가진 보령미션의 흐리멍텅함이나 르노삼성의 SM6의 저가형 AM 링크를 단적으로 비교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K5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것들을 용납하고 있지 않습니다. 유저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성능에 대한 요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공염불에 가까운 헛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와 기아가 가진 국산화된 엔진과 변속기 기술은 쉽게 폄하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국산이라는 점에서 스스로가 위축되고 있지만 엔진과 변속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제조사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고 허용되는 하부소음과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넘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랜저에서 보였던 단단하고 묵직한 전륜과 후륜의 서스펜션 조합을 시도하는 것일 필요하지만 높아지는 차량 가격을 염두하면 망설이게 되는 부분입니다.


유저들은 여전히 오버스펙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해서 오히려 욕을 먹었던 경험이 있던 기아가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저들의 변덕은 갈대보다 여리고 끊는 죽보다 빠르게 변하게 마련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합니다.


우수한 성능만으로 어필하기에 K5 점유의 숫자는 시장에서 멀어져만 가고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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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