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12. 18. 06:00




카렌스가 처음에 출시되었을 때 실용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기울어가는 기아자동차를 일으켜 세운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LPG연료를 사용하며 일반 유저가 소유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모델로 MPV(Multi purpose Vehicle, 다목적 차량)의 선구자입니다.


스타렉스라는 MPV의 강자가 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카렌스가 가지고 있는 LPG의 영역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모델들이 LPG로 승인되기는 했지만 기아자동차의 명성을 누리면서 장수한 모델은 카렌스가 발군입니다.





2세대 카렌스까지 높은 점유를 유지했지만 디자인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했고 피터 슈라이어가 독창성을 주창하며 다듬기 시작한 3세대에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MPV의 투박함이 사라진 호랑이코의 패밀리룩은 신의 한 수였고 매력을 뿜어내는 강자의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세단의 수려함과 7인승이라는 강점을 복합적으로 구성하였기에 MPV라는 타이틀이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젤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카렌스의 주력은 LPG이고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유저에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칼럼식 기어노브가 사라지고 안정적인 위치에 재설계되었으며 시트의 포지션과 스티어링휠은 세단의 것에 뒤지지 않습니다. 뒷자리 열선과 수동 그물망은 MPV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었고 승차감은 기대하는 것 이상의 것을 보여주며 점유를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1세대부터 이어온 스테디셀러의 면모가 더 강하게 어필되면서 기아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평가되었지만 카렌스의 점유는 바닥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전 세대보다 나이진 모습으로 그레이드를 올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외로 냉담했습니다.





강점인 LPG에 대한 선호도는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클린을 앞세운 디젤로 옮겨졌고 디젤과 터보차저는 시대의 트랜드로 부상했습니다. 오롯이 LPG에 치중하던 카렌스는 경쟁자인 쉐보레 올란도에게 점유를 밀리면서 굴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뉴 카렌스는 승차감을 개선하고 옵션의 수준을 한 껏 끌어올렸지만 올란도의 묵직하고 단단한 주행감에 대적할 만한 매력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란도의 단단한 주행감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감하지 않지만 시장의 반응은 올란도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MPV라는 타이틀이 내포한 의미처럼 다양한 방면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빈축을 살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세단의 우수한 주행감을 가진 것도 아니며 SUV의 거친 면모와 공간활용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자영업자들의 사업용 차량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적절하게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뚜렸한 포지션이 없다는 애매한 방향성은 카렌스의 가성비을 반감시키며 기아자동차의 천덕꾸러기가 되엇습니다. 한 때 기아의 효자모델이었던 영광의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초라한 성적만 남았을 뿐입니다.


기아는 카렌스의 부활을 꿈꾸지도 않으며 마케팅에 주럭하지도 않으면서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세단의 감각을 가진 해치백 스타일의 카렌스이지만 트랜드에 민감한 한국시장의 성향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오명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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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