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12. 5. 06:00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가 SUV를 선보였을 때 소위, 포르쉐빠들은 많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포르쉐가 만들면 확실히 다른 SUV가 될 것이라는 어필로 기대감을 모으기에는 정체성에 대한 반감이 너무 컸습니다.





오롯이 한 길만 걸어오던 포르쉐가 점유를 위해 정체성을 위배한 것은 포르쉐가 자금난으로 폭스바겐에 인수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르쉐 회장 볼프강 포르쉐가 폭스바겐의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에게 손을 들면서 자신들의 정체성보다 수익에 매달리게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포르쉐를 자금난에서 벗어나게 한 장본인이 되었고 여전히 글로벌에서 효자모델로 회자되고 있지만 카이옌은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뒤바꾸어 놓기도 했습니다. 카이옌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카이옌이 선두에선 모델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최근 모터 트랜드는 다운사이징과 연비라고 할 수 있으며 가솔린 대배기량의 흐름이 디젤 터보차저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강세를 보였던 디젤이 득세하면서 폭스바겐이 글로벌의 최고자리에 등극하였고 유럽의 소형 브랜드들이 덩달아 득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가지가 바로 SUV(Sport Utility Vehicle)입니다. 실용을 앞세운 유저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선택한 SUV는 디젤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어느 때보다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정체성만을 고집하던 브랜드들은 SUV시장을 넘보게 되었고 새로운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럭셔리와 고성능을 정체성으로 가지고 있던 브랜드들이 줄을 이어 SUV를 출시하면서 럭셔리 SUV시장의 선두로 나서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자신들만의 영역을 권고히 하며 어필하던 제조사들이 수익을 위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재규어 F-Pace는 이미 출시되어 좋은 평가와 함께 점유를 늘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지만 형제격인 랜드로버의 영역을 침범한 것을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벤틀리 벤타이가와 애스턴 마틴 DBX도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오랜 고객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어색한 모양새를 두고 잘 다듬어져 있다는 미사어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상당히 반가운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가 출시하고 있는 SUV는 서민적이지도 실용적이지도 않은 고유의 영역이며 소수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접근이 용이한 브랜드도 아니며 일반 유저들을 위한 브랜드도 아니지만 시장이 획일화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오랜 기간 유지되는 것은 제조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것들에 대한 동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별로 차별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고유의 브랜드에 열광할 필요가 없으며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할 필요성과 당위를 가질 수 없습니다. 제조사가 수익을 얻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것은 자동차의 감성에 열광하는 매니아들에게 상당히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 람보르기니와 마세라티까지...)





자동차에 대한 동일한 관심사는 유대를 두텁게 하며 동질감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밤을 세워가며 나누는 자동차에 대한 정보공유는 가지지 못했지만 가지고 싶은 이의 삶의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으며 작은 활력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지나친 집착과 과도한 소비는 지양해야 할 방향이고 주의해야 할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동경하는 감성을 가진 기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자체로도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뒤늦게 럭셔리 SUV를 출시하고 있는 브랜드들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체성을 버리면서 수익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치열해진 자동차시장의 경쟁을 탓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