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이 벌어지기 전까지 미 해군, 해병대, 공군을 아우르며 최장 기간 운용된 다목적 전투폭격기는 단연, F-4 팬텀입니다. J. F. 케네디, 로버트 맥나라마, 베트남전과 시대를 풍미했던 기종으로 맥도넬 더글라스가 만든 명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가이며 미 국방장관인 로버트 맥나라마는 기종의 통일을 통해 효율적인 운용을 원했고 전투임무와 폭격임무, 지상 근접지원에 적합한 멀티롤 전투기의 필요를 어필하여 요구를 잘 받아들인 맥도넬 더글라스는 최고의 레전드를 생산하게 됩니다.
제식명은 F-4B Phantom2...
전작인 팬텀이 있었기 때문에 팬텀2로 명명했고 'Rhino(코뿔소)', 'Double Ugly'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미 공군은 근접공중지원과 공중방어전에 능력이 있다고 평가되고 채택하기 시작했고 F-110 스펙터(Spectre)라는 제식명을 따로 부여했지만 맥나라마에게 까이고...(F-4로 통일했다.)
독불장군이었던 미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라마에 의해 망가진 계획도 있으나 팬텀은 성공한 기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미군 내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운용된 기종입니다.
이륙중량이 30톤을 넘기 때문에 중형 전투기에 들어가며 GE(General Electric)의 J79 터보제트엔진 2개를 장착하고 있어 높은 추력을 바탕으로 수직기동에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폭장량도 우수해서 초기에는 도그파이트로 사용할 공대공 전투기로 운용을 계획했으나 전폭기로도 운용하게 됩니다.
당시 미 국방부의 생각은 도그파이트에서 벗아나 미래의 공중전은 미사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기관포를 장착하지 않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원거리 미사일을 장착하고서 교전수칙에는 오인사격을 막기 위해 육안으로 확인을 필수로 한 뒤 교전하라고 전했습니다.
장착된 스패로우와 사이드와인더의 능력도 별볼일 없었는데 기총도 없이 도그파이트를 할려니 조종사들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D형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20mm 기총을 기체에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전투기들은 서로 모양을 상이하게 하여 아군식별이 가능한 디자인을 할 수밖에 없었고 선점한 미군의 디자인을 피했기에 상대적으로 낙제점에 가까운 디자인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레이더의 발달과 미사일 기반의 원거리 전술로 바뀌어 디자인의 제약이 많이 없어진 상태...
초기형에 기총을 확보할 수 없었던 이유 중에 한가지가 레이더의 장착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진공관으로 된 레이더를 기체의 앞에 설치했기에 기총의 반동에 의해 진공관이 깨질 수 있는 우려가 있었고 레이더의 급속한 발달로 근접전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회의적이었습니다.
책상에서 논했던 전장과 실전은 확실히 달랐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체 앞 쪽에 기총을 장착하고 포트에 건포드까지 장착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터보팬 엔진이 아닌 터보제트 엔지을 장착하고 있어 원거리에서도 팬텀이 날아오는 것을 귀로 알 수 있습니다. 폭발하는 소리를 내며 하늘을 가르는 모습은 상당히 웅장하지만 현재 전장에서는 노출이 쉬워 타격될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기종입니다.
현대 전장에서는 소리없는 사일런스가 대세이고 레이더에 발각되지 않는 스텔스가 대세...
회피기동과 선회기동인 더 우수한 미그기를 잡기 위해 높은 추력과 상승기동을 통해 압도적인 우위를 가졌고 베트남전에서 "미그기 킬러"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미그23의 최후의 바리에이션 개량이 될 때까지 팬텀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차세대로 넘어가면서 F-4는 전장에서 급격하게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미국의 왠만한 우방들에게는 모두 팔려나가는 기념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이란에 이어 3번째로 한국에 도입이 되어 오랫동안 영공을 누볐으나 역시나 높은 소음으로 인해 비행장 주변에는 커다란 민폐를 끼치는 기종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팔려나가고 있는 미국 전투기계의 소나타 F-16 팰콘보다도 많은 5,197대가 생산되어 각국에서 운용되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로 대체되어 많이 볼 수는 없는 기종이지만 여전히 어딘가의 영공에서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동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