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7. 27. 23:00




2008년 제네시스 BH가 출시될 때만 하더라도 후륜구동의 대형 세단은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전륜구동에 익숙한 유저가 많으며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는 이유로 한국시장에서 후륜구동의 필요성은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현대는 더 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언급하면서 경쟁 기업으로 대두된 것이 독일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 BMW였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함께 "다이나믹"을 모토로 한 감성적인 주행감을 선보이는 기업에게 도전하는 것은 현대만의 꿈이라며 비아냥 섞인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BH는 현대의 착각에서 나온 실수라는 뜻을 담아 제네실수라고 불리웠으며 오랫동안 BMW에 비교 당하며 굴욕을 당했습니다. 북미시장에서는 에쿠스가 가격대비 좋은 차에 선정되었지만 제네시스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높지 않았고 현대의 후륜구동이라는 것만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내수시장 가격차별 논쟁이 벌어진 것도 제네시스의 북미시장 가격이 공개되면서였고 제네시스를 사면 엑센트를 끼워준다는 이야기도 나돌게 되었습니다. 내수에서는 후륜구동의 오버스티어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의 불만이 제법 쌓이기도 했습니다.





제네시스 DH가 출시되면서 이전보다 괜찮아진 디자인과 첨단장비에 감탄하는 유저들이 생겼고 뉘르부르크링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대형에 가까운 세단이 뉘르부르크링에서 보인 파워풀은 독일의 프리미엄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대형 세단이 스포츠를 표방했다는 것에서부터 오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다이나믹과는 거리가 있는 제네시스로 뉘르부르크링을 접복한 것은 현대의 오버였습니다. 제네시스 쿠페로 보였으면 좋았을 퍼모먼스를 대형 세단으로 마케팅을 했으니 비난의 화살을 맞을 것은 명약관화였습니다





후륜구동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는 있지만 독일의 프리미엄과는 여전히 격차를 보이는 모델이었습니다. 현대로서는 이전의 격차에서 상당히 간극을 줄인 것이 대견했겠지만 유저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세단의 이미지를 구축하기에는 그동안 현대의 오류가 너무 많았다고 생각했는지 제네시스는 새로운 라인으로 런칭을 하게 됩니다. 현대와는 차별화를 선언하며 유수의 기업에서 루크 동커볼케와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데려오기까지 했습니다. (덕분에 굴욕을 당한 것은 아슬란...!!)


제대로 한 판 굿을 벌여볼 심산으로 보였고....





EQ900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숨겨왔던 현대의 많은 노하우를 접목시켰습니다. 플래그쉽은 에쿠스에서 EQ900을 태어났고 이전보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에쿠스는 사실 현대만의 것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존재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EQ900의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만의 기술로 만들어낸 플래그쉽이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에 공을 들인지 10여 년이 넘는 기간만에 프리미엄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네시스 DH인 줄 알고 올랐던 EQ900에서 독일 프리미엄에서나 볼 수 있던 주행감을 보고 꽤나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국산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아우라를 느끼는 순간 EQ900이라는 예감을 했습니다. (가격이 높으니 기술력 높은 부품을 가져다 쓰기도 편했다.)





G80은 페이스리프트된 모델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꽤나 어수선합니다. 더 많은 전자장비와 감성을 싣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며 많은 부분이 독일의 감성과 닮아 있다는 평입니다. 제네시스 BH를 출시할 때 거론했던 BMW를 넘어선 것은 아직 아닙니다.


현대의 기술이 자동차시장을 선도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정도의 수준까지 향상된 것은 맞습니다. 글로벌에서도 멈칫하고 있는 대형 세단시장에서 조금이나마 점유를 늘여가고 있으며 싸기만 한 브랜드가 아닌 기술력을 갖춘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순탄하게만 걸어온 길은 아니지만 경쟁자로 지목했던 BMW에 스크레치를 낼 정도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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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