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가 결성되면서 화기의 공용화를 논의하게 되었고 전장에서 화력이 갑...이라는 미국의 주장에 의해 7.62mm탄을 제식화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M14와 M60을 제식화하여 운용하기 시작했을 즈음, 영국은 자체적으로 탄을 개발하고 있었고 자신들의 요구조건에 맞춘 제식소총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습니다.
7.62mm보다 작은 280탄을 사용하는 총기였기 때문에 설계를 바꾸게 되고 FN(Fabrique nationale de Herstal) FAL을 라이센스 생산하기로 합니다. 280탄이 더 좋다는 것이 영국 내의 주장이었지만 NATO의 지지를 받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윈스턴 처칠의 결정이었습니다.
덕분에 FAL은 엔필드 조병창에서 L1A1이라는 제식명으로 제작되어 판매가 되고 대박이 납니다. (손쉽게 전세계에 팔 수 있게 된 FN사만 노났다...!!)
유럽국가의 반대에도 꿋꿋이 화력이라고 외치던 미국이 갑자기 7.62mm탄을 포기했습니다. 베트남전에서 사용한 M14가 오버스펙이라는 결정을 하면서 급하게 AR-15로 제식소총을 바꾸게 됩니다. 미국이 바꿨으니 영국도 다시 바꿔야 할 형편...
미국의 아말라이트사가 유진 스토너의 설계를 바탕으로 아서 밀러가 완성한 AR-18 소총을 기반으로 L64를 개발하게 됩니다. AR-15에 비해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 전세계에서 대박을 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영국으로부터 해방하려는 IRA(Irish Republican Army)로만 밀수로 흘러들었습니다.
과부제조기로 이름을 날리던 테러단체의 돌격소총을 기반으로 엔필드에서 다시 영국군을 위한 소총을 완성하게 됩니다. (미국의 오판 때문에 전세계의 총기역사가 바뀌었다...)
탄창이 방아쇠 뒤에 달려 강력한 화력과 명중력을 자랑할 수 있는 불펍식 설계를 가지고 있으며 아말라이트가 신뢰성 높고 단가를 낮추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게 만든 AR-18을 기반으로 했으니 제식소총인 SA80에 대한 영국의 기대감은 말해 무엇하리...
제식명 L82A1으로 불리우며 제식 돌격소총이 되었으나.... (망작이었다...!!)
심혈을 기울였으나 조종간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불펍식 소총에 가늠좌 대신 망원스코프는 기본이라서 장착했는데 무게가 5kg에 육박합니다. 장시간 파지하고 있으면 팔에 쥐가나는 경우도 다반사...
라이센스한 L1A1은 모래나 각종 이물질에 강하고 신뢰성 있는 총기로 각광을 받았는데 SA80은 모래는 커녕 날씨가 좀만 더워도 발사가 되지 않았고 추우면 5kg짜리 몽둥이였다. 신뢰성은 고사하고 플라스틱의 재질도 약해서 백병전에서 적군을 타격하면 부서지기 일쑤...
방아쇠가 탄창 위에 위치하고 있어 장전하기도 어렵고 탄피 배출 방향이 왼손잡이일 경우 가슴으로 날라옵니다. 조준하는 사수의 광대로 방아쇠가 움직이기 때문에 왼손 파지는 절대 할 수 없으며 탄창의 멈치가 허술해서 탄창이 사리지는 일이 전장에서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총을 메고 행군하던 병사가 전투가 벌어져 총을 장전했는데 탄창이 없더라...!!
전투가 벌어졌다고 해도 30발짜리 탄창 하나를 비우지 못하고 물리기를 반복하며 악명이 높아져 갔습니다. 제식소총인 L82A1만을 사용하라는 상부의 명령이 하달된 특수부대 SAS가 작전 중에 총기가 모두 망가져 프랑스 캠프까지 구보로 가서 총을 빌리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착검조차도 유니크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타국 병사들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걸로 백병전 되니...??)
그런데 전장에서 벌어진 백병전에서 매 번 승리하는 기념을 토하고 있습니다. 착검의 우수성은 아니고 영국군의 백병전 기술이 높은 것이었다는 후문...
미국의 변덕 덕분에 갈피를 못잡고 헤맨 것도 있지만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엔필드 조병창이 제작하고 아말라이트의 우수함이 합해졌음에도 망작이 된 것은 마가렛 대처 수상의 역할이 컸습니다. 민영화를 주장했던 대처 수상은 엔필드 조병창을 로열 오드넌스사로 이관을 하고 진행 중이던 무기사업을 급하게 마무리합니다.
국가의 지원을 받던 방산업체가 민영화되니 단가를 낮추기 위해 부실한 부품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 (거기다 로열 오드넌스가 BAE로 합병되면서 전문가를 대거 해고했다.)
전문가가 없는 방산업체에서 무성의하게 만들었고 부품도 조악했으니 망작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무탄피 돌격소총 G11의 실패로 로열 오드넌스사로 합병된 헤클러앤코흐(H&K)가 아니었다면 SA80은 진작에 퇴출되었을 것입니다.
자회사가 된 H&K가 그동안의 문제점을 말끔히 해결한 L82A2를 만들어냈습니다. (역시 HK...!!)
제식소총으로 사용하기에 제기되는 기존의 문제제기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서는 HK의 개수가 만족할 수준으로 보입니다. 신뢰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어 타군에서 사용하거나 특수부대가 운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SA80이 오랜 시간 헤메는 동안에 좋은 돌격소총이 시장에 많이 나온 것도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지 않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