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7. 22. 20:27




가격 대비 성능을 비교해서 구매하는 소비자를 두고 현명이라거나 합리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됩니다. 좀 더 현실적인 가격을 위해 발품을 팔고 정보를 수집하는 외국의 유저들과는 달리 한국의 유저들은 구매 시 가성비에 대한 개념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성비를 논하는 유저라면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루저라는 뉘앙스는 꽤나 불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비단 자동차시장만의 일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운송수단 이상의 것으로 여기는 풍조가 확산되고 일상화되면서 드러내지 않는 계급의 차별을 볼 수 있습니다. (발뺌하기 일쑤이기도 하다.)





이전보다 경제상황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한국 자동차시장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2000년 초반 0.5%의 점유를 가지고 있던 외국 브랜드는 작년 15%가 넘는 점유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제조사인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의 매출을 합한 숫자보다 독일 3사만의 매출의 합은 1조 6,000억이 많았습니다. 판매액의 95% 이상을 자국으로 보내는 기업의 점유가 늘어나는 것도 반가운 일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타이틀 아래 편입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린 유저들의 모습이 씁쓸합니다.


가성비를 따지며 합리를 논하는 것이 아닌 외국산 프리미엄 브랜드로 편입하는 것이 주류가 되고 시대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루저입니다. 더 많은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면 삶이 윤택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프리미어 브랜드보다 더 높은 경제력을 요구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존재하고 더 높은 수퍼카 브랜드가 있으며 그 위에는 하이퍼 브랜드가 있고 그보다 더 많은 경제력을 요구하는 영역도 존재합니다. 경제력으로 척도를 가늠하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만이 남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 자체로도 없는 이의 외침이고 항변이 될 것입니다. 선진의 가진 이들이 분배를 실천하고 그 것은 당연함으로 여기는 문화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하거늘, 배우지 말아야 할 예만 흡수하는 모자란 머리에 대한 반성이나 굽힘을 볼 수 없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그늘이 마치 사회적 우월의 가늠이라고 생각하면서 합리적(?) 디젤의 선택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입니다. 가격 대비 성능을 논하는 것이 합리와는 상관관계가 없는 경제력의 부재라는 시선과 합리를 위한 스스로의 현명한 선택이 공존하는 것입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보다는 외국산 브랜드가 너무도 좋아보이는 사대주의자라고 고백하는 것이 더 깔끔하고 진정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류에 합류하고 싶어 노력했고 그에 상응하는 경제력을 얻었으니 무분별하게 써야겠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는 것은 한국이고 한국에서 태어난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운명이었으며 선진의 것들을 무조건 동경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있습니다. 솔직한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비난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어설픈 궤변으로 일관하며 가성비를 논하는 합리적인 유저들을 루저로 만드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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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