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다르게 유럽에서는 공격헬리콥터의 유형이 다릅니다. 대전차포인 게틀링포와 다량의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하고 적진에 뛰어들어 직접적인 교전을 펼치는 것이 미국형 공격헬기라면 유럽은 대전차포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롯이 대전차 미사일과 기동성이 중점입니다.
유럽에서는 영국 웨스트랜드사가 개발에 대부분을 주도한 링스에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한 헬리콥터를 운용하거나...
SA 342 가젤에 토우 미사일을 장착하고 운용하는 것이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구릉지가 대부분인 유럽의 전장에서 가젤이나 링스가 유용하게 사용되었는데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하고 기동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경량화된 기체에 무거운 화기를 장착했으니 기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참고로 링스의 개량형인 AW 159 와일드캣은 한국군의 대잠헬기로 도입되어 운용되고 있습니다. (중형 헬기에 비해 가격적인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8발 토우를 달고 빠르게 기동할 수 있는 공격헬기'를 목표로 이탈리아의 아구스타웨스트랜드가 개발한 서유럽 최초의 공격헬리콥터가 A129 망구스타입니다. 망구스타는 이름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들이 알고 있는 코브라와 대적하는 작은 동물 '망구스'입니다. (AH-1 코브라를 의식한 제식명인듯...)
망구스타는 오롯이 '기동성...!!'만을 외치고 나온 기종이라서 초기 모델에는 게틀링이 장착되지 않았습니다. 개발 단계인 1978년에 이탈리아는 첨단기술과 다양한 운용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링스나 가젤보다 우수한 기동성을 가진 공력헬기라면 무사 통과....
개발과정은 쉽고 빨랐으며 시제기를 띄우는 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콧핏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첨단 장비들이 보이지 않으며 아련한 베트남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망구스타의 시제기를 보고 이탈리아에서는 "이정도면 됐어..."라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소련의 대공화기인 ZSU 23-4 쉴카에 피탄되지 않으면서....
SA 8 게코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오롯이 '기동성'이라고 믿었고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좋은 반응을 얻게 됩니다. AH-1처럼 얇은 기체를 가지고 있어야 피탄될 가능성이 줄어들고 우수한 기동성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 실전에서 증명되었습니다.
뻥뚤린 구릉지에서 쉴카와 게코에게 정면 승부를 한다고 대전차포로 응사했다가는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할 일입니다. 이탈리아와 서유럽의 대부분은 그 사실을 알고 있어 공격형 헬리콥터는 "기동성...!!"을 외치는 것입니다.
대공화기가 2S6M 퉁구스카로 발전하면서 망구스타의 피탄능력은 빛을 발하게 되지만 미국처럼 OH-58D 카이오와를 앞세우고 대공화기를 제거한 뒤 AH- 64 아팟치를 투입하는 대규모 전술을 구사하기에는 유럽의 군사비가 뒷바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유럽전장에서 망구스타는 가치가 있습니다.
걸프전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준 AH-64 아팟치의 대전차포의 능력을 실감하면서 20mm 게틀링포를 장착한 개량형이 등장하였으며 토우 미사일을 비롯한 헬파이어, 스팅어, 사이드와인더까지 장착할 수 있게 개량이 되었습니다.
중무장을 하면 나름대로 아팟치의 포스가 풍겨져 나오면서 기동성을 가지고 있는 헬리콥터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초기형인 A129에서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터키의 주력 헬리콥터로 선정이 되는 대박을 터뜨리게 됩니다.
빈약한 국방비를 가지고 있는 터키가 롱보우를 비롯한 첨단 장비들을 줄줄히 장착해 줄 것을 요구할 정도로 개발 비용이 적어 공격헬기로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가격을 가진 아팟치의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다양한 첨단장비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망구스타의 장점입니다.
최초의 스텔스 헬리콥터가 될 뻔한 RAH-66 코만치에 사용하던 롤스로이스 엔진으로 업그레드되면서 기동력이 더욱 향상되었습니다. 기동력에만 중점을 두고 개발한 덕에 업그레이드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아 구매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차세대 헬리콥터 사업에도 후보로 선정이 되었으나 가디언 아팟치의 압도적인 성능에 밀려 선정이 되지 못했습니다만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가진 유럽 최초의 공격헬기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