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은 군사무기의 발달로 선제공격에서 전력을 집중시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공격적인 무기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쪽이 우세한 상황이 될 수 있어 '첨단 하이테크'로 명명되는 무기들을 보유하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공격무기가 방어무기를 완벽하게 압도하는 상황이라면 조기에 제압이 가능하지만 방어무기가 공격무기를 앞선다면 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보병이 펼치는 방어전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야전삽'입니다.
방어전에서는 진지를 구축하고 참호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개인화기로 참호를 만들 수는 없는 일...
이 때 사용되는 것이 '야전삽'입니다. 전투병에게 지급되는 야전삽은 꽤나 귀찮은 장비이지만 전투가 벌어지면 그 중요도는 확실히 달라집니다.
미군이 사용하던 이전의 야전삽이 개량되어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전했으나 공격무기의 발전에 비하면 발전속도가 그다지 빠른 것은 아닙니다. (발전의 여지가 적은 것이기도 하다.)
진지구축 뿐 아니라 전투 중에 엄폐물이 없을 경우 야전삽을 이용해서 엄폐를 할 수 있게 땅을 파야 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현재의 야전삽이 더 유용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곡괭이가 있었던 야전삽이 땅을 파기에는 더 편리한 점이 있지만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군장의 무게를 늘리고 기동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만들 수 있어 3단으로 접을 수 있게 개량이 되었습니다. 이전보다 간편해지고 휴대도 용이하게 빠뀐 것입니다.
탄띠에 장착하는 방식은 허리에 부담을 주고 재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순간에는 귀찮은 존재가 되지만 그 존재감은 개인화기에 못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화기와 탄약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어전에서 유용하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기갑전력의 발달로 참호전이 퇴색되었고 더 우수한 전차를 갖는 쪽이 육군의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개활지에서 전차의 역할은 확실히 절대적이고 보병이 전차를 막아내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중동과 유럽에서 펼쳐진 전투에서 기갑전력의 우위가 어떠한 결과를 보였는 지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럼에도 현대전에서 참호의 역할은 보병들에게는 심리적인 안전을 주고 엄폐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 생존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진지구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차가 이동할 수 없는 산악에서는 오롯이 보병의 전투력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유사 시 진지로 이동하여 방어전을 펼치는 구상이 각 부대마다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참호전은 이미 1차대전부터 내려오는 전투 방식으로 참호를 잘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전술적인 우위에 있을 수 있습니다. 공격헬기의 발달로 방어전의 양상에서 참호가 퇴색되기는 했지만 무시할 수만을 없는 방식입니다. (공격헬기 무셔워...)
참호전에 오랫동안 노출된 병사들의 경우 고인물로 인해 '참호족'이라는 질병을 얻기도 합니다. 동상에 걸려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병사들도 있으니...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의 경우 적진에 잠입해 존재를 숨기기 위해 굴을 파거나 대기를 할 때 야전삽이 사용이 됩니다. 야전에서 빠르게 몸을 숨기기 위해서는 야전삽만큼 고마운 존재가 없는 것입니다. 소형화되고 간소화되는 것은 실전에서 사용한 특수부대의 의견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는 후문도 있습니다만...
저격병들에게도 야전삽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저격병은 몸을 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위장에 신경을 쓰고 '길리슈트'입어 최대한 지형지물에 가깝게 위장을 합니다. 신체가 노출되지 않으면서 약간의 움직일 공간도 확보하는 데 야전삽이 필요하게 됩니다.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츠는 무기로도 야전삽을 활용하는 것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야전삽에 날을 세우고 던져서 목표물을 맞출 수 있도록 무게를 앞 쪽에 배치하는 개량을 통해 파괴적인 무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야전삽을 전투에 활용하는 교본이 있어 실전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개인화기에 장착하는 대검에 비해 파괴력이 좋아 백병전에서 무기로 활용된 기록은 많습니다. 총검을 이용해 헬멧을 공격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효과를 낼 수 없지만 야전삽의 경우 충격을 줄 수 있고 야전삽의 존재로도 심리적인 공포감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백병전까지 가는 일이 흔하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루트를 가지고 있는 것은 보병들에게 필요한 부분입니다. 방어전을 펼치고 있는 보병들에게 '야전삽'은 개인화기 못지 않은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