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6. 5. 27. 16:27




전쟁무기는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창이 강해지면 방패를 강하게 만들고 방패가 강해지면 이를 격파할 창을 강하게 만들면서 군비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호전 일색이던 1차대전과 달리 2차대전에 탱크가 나타나면서 이에 대응할 무기가 필요해졌습니다.





파죽지세로 기갑부대를 운용하던 독일이 수적 앞세에 눌려 동부전선에서 소련에게 밀리자 대전차무기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장갑의 두께가 지금과는 달리 견고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전차포인 '판저파우스트'의 일격에 포탑이 날아가기 일쑤였습니다.


타이거 전차의 위세도 등등했지만 보병들에게 지급된 판저파우스트는 든든한 대전차 공격무기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2차대전이 끝나자 독일군에게 노획한 소련은 독일의 뛰어난 무기기술에 감탕하고 설계의 기본으로 삼습니다. (판저파우스트를 그대로 직역하면 기갑주먹...)


판저파우스트를 본따 만든 것이 RPG입니다. (독일군 엄청 싫어한다고 하고서 무기는 모두 독일제를 흉내냈네...)






초기 RPG 2를 개량해서 전세계 게릴라들의 아이콘으로 부상했습니다. AK 47, 토요타 픽업트럭과 함께 게릴아의 3대 아이콘이 되었고 중동이나 아프리카 반군들이 나올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전차 무기입니다. 내전을 겪고 있어 정세가 불안한 이유도 있지만 반군들이 즐겨쓰는 무기임에는 확실합니다.





휴대성이 용이하고 내구성이 좋아 대전차포로 사용하기에 좋고 벙커, 토치카를 목표로 할 수도 있으며 대헬리콥터 무기로도 쓰이기도 합니다. RPG 7이 반군들에게 엄청나게 확산된 것은 저렴하고 저렴한 가격...


조준경인 광학조준기보다 본체 가격이 더 싸고 탄두는 맘에 드는대로 개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중동에서는 한 집에 하나씩 가지고 있는 무기로 소문이 날 정도입니다. 기초 공학지식과 간단한 공작기계, 화공약품이 합해지면 만들 수 있는 무기입니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은 불과 100불...


10만 원만 주면 대전차무기인 RPG 7을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RPG 7에 위협을 느낀 파병군대가 돈을 주고 회수하려고 했지만 RPG 7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회수율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500mm의 전차 장갑을 뚫고 들어가는 위력을 가지고 있어 보기보다는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 메이드 인 저머니...)





시아드 바레가 일으킨 쿠테타로 시작한 소말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 미군이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의 수족을 체포하기 위해 펼친 작전명 '고딕 서펀트' , 작전 개시 암호 '아이린'에서 블랙호크 2대를 격추시킨 것도 RPG 7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명세가 더해졌습니다.


사실 RPG 7 한 방 맞고 추락한 것은 아니구 대공화기에 엄청나게 공격 당하다가 마지막 일격에 RPG 7이 사용된 것입니다. 블랙호크가 추락하면서 소말리아 내의 반군들의 기세가 더 등등해지게 되고 작전을 지휘했던 윌리엄. F. 게리슨 장군과 델타포스, 레인저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대전차 무기인 RPG 7을 대헬리콥터 무기로 쓸 수 있다고 알려준 것은 아프카니스탄 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했던 CIA였습니다. CIA가 알려준 대헬리콥터 소스가 돌고돌아 아프리카로 넘어갔고 미군의 작전에서 사용되는 아이러니가 되었습니다.


대전차포이기에 헬리콥터에 쓰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대전차 무기임에도 그다지 후폭풍이 세지 않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입니다.





한 때 대전차포로 사용됐던 90mm 무반동총의 경우 무겁기는 더럽게 무겁고 대헬리콥터 무기로 사용할 수 조차 없으며 후폭풍의 살상반경이 30m라서 어설프게 뒤에 섰다가는...


강선이 나있어 포가 아닌 총으로 불리웠으며 땅에 대고 쏠 수 밖에 없었고 진동으로 입을 벌리고 쏴야 했는데 땅에 올라오는 먼지를 모두 마셔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에 비해 RPG 7은 사용하기에 용이하고 건물 안에서도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발사가 가능합니다.





1회용 대전차포인 M72를 보유하고 있는 미군은 하이테크를 강조하며 무기계의 첨단을 걷고 있는 상황이지만 로우테크인 RPG 7을 은근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전에서 보병이 건물을 향한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눈독을 들이게 됩니다.





간단한 구조와 내구성을 갖추고 가격도 저렴하니 마다할 필요는 없지만 적국의 무기라는 것이 맘에 걸렸는지 마개조 수준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개조해서 제식명 MK 777로 부르고 있습니다. (무게가 7.77파운드라서...)





중동에 파견된 미군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고 직접 교육을 시키는 일도 있어 확실히 미군의 제식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냉전이 종식되고 소련과의 군비경쟁이 필요없지기는 했지만 소련이 발명한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RPG 7의 활용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관통능력이 500m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장갑능력이 탁월한 3.5세대의 전차에는 무용지물이고 폭발장갑을 두르고 있는 아랫 세대의 전차에도 그다지 활용도가 높지 않아 대전차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동구권 무기이기 때문에 북한에도 다량 보유가 확인되고 있으며 실전에서도 사용한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직접적 교전이 벌어졌던 연평해전에서 RPG 7을 사용했다는 의견이 중론입니다. 중동에서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우숩게 넘길 수도 있지만 북한도 운용하고 있어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첨단 하이테크'라는 단어가 판을 치고 있는 군사무기들이 즐비한 가운데에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로우테크가 RPG 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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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