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016. 5. 4. 15:27




레스터시티가 정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토트넘과의 승점 차이는 드라마를 연출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숫자가 되었습니다. 재정적인 문제로 4부리그로 떨어졌던 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시즌 초부터 돌풍을 일으켰지만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예측한 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승격한 뒤 강등권을 헤매던 팀이라고 하기에는 스쿼드는 탄탄했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확실했으며 시즌 막바지에도 그런 모습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레스터시티 돌풍의 주역인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는 지난 시즌에는 어디서도 이름을 찾을 수 없는 선수였습니다. 레오나르도 우조아만이 지난 시즌 10골의 득점으로 리그 14위의 순위에 올라있을 뿐 바디와 마레즈는 그 존재마저도 미미했습니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제이미 바디는 동네 축구클럽을 전전하다가 재능을 보이며 2부리그의 레스터시티로 영입이 되었습니다. 월드클래스의 피지컬이나 주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레스터시티의 보드진은 바디의 가능성에 대해 투자를 결심했습니다.


하부리그 중의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바디는 레스터시티 영입 초기 술에 취해 연습에 나오기도 하는 등 기대와는 멀어진 선수였습니다. 일부에서는 그가 엄청난 '연습벌레'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중원을 장악하고 있는 은골로 캉테나 드링크워터,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중앙수비수 로베르트 후트와 웨스 모건도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들은 아니었습니다. 14-15시즌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며 강등을 면했던 나이젤 피어슨 감독은 지금의 레스터시티를 존재하게 한 주춧돌이었습니다. (바디의 영입도 추진했고 바디를 팀에 정착시킨 감독이지만 아들네미 교육을 제대로 못 시켜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굴욕을...)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부임한 이후 레스터시티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시즌 초 바디와 마레즈의 역할이 돋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즌 막판이 되면서 레스터시티는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더욱 강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디가 빠진 레스터시티의 모습은 바디가 그라운드에 있었을 때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습니다. 후트와 모건은 완벽했고 캉테도 건재했으며 올브라이튼, 오타자키같은 선수들은 제몫을 다하며 팀의 승리에 공헌을 했습니다.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은 4.4.2를 사용하지만 확실히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제몫을 할 수 있게 독려하고 지원하는 데 아낌 없는 모습은 라니에리 감독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니에리 감독은 선수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전술을 운영하는 데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의 뛰어난 명장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타리그에서 쌓은 그의 커리어는 지금의 레스터시티를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시스템을 구축한 자심감은 인터뷰를 통해서도 옅볼 수 있습니다. 선수들의 이적을 막지 않겠다는 그의 발언은 어느 선수가 오더라도 팀을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지금의 스쿼드보다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지는 미지수지만 시스템을 구축한 레스터시티는 하부리그의 팀의 모습은 아닙니다. 주축선수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영입을 원하는 팀도 상당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음 시즌 올해와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만....)


라니에리의 자신감에서 그 향방을 조금은 추축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빅4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시즌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는 아스날은 4위를 수성하기에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막판까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빅4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쿼드가 얇은 것이 레스터시티의 약점이지만 라니에리 감독이라면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거대 영입은 없을 것이라고 시사한 라니에리 감독의 레스터시티는 또 다른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