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2016. 3. 6. 15:24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난 뒤 나라를 재건한 서독은 자국의 군대에 필요한 제식소총을 찾았습니다. 벨기에 FN사의 G1이 있었지만 벨기에와 독일의 감정은 전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독일에 공급하기를 거부합니다. 독일 내에서 수급해야 하는 상황에 등장한 회사가 바로 헤클러 앤 코흐(H&K)입니다.





HK는 G3를 개발하고 독일은 G3를 제식소총으로 채택하게 됩니다. G3는 초탄 명중률이 뛰어났지만 반동이 심하고 크기가 커서 운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에 운용하기도 어려웠구요. 제3국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고 바리에이션도 다양하지만 독일은 새로운 제식소총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H&K가 제안한 획기적인 무탄피 소총 G11




헤클러 앤 코흐가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G11을 독일 정부에 제안하게 됩니다. 마치 우주전쟁에 쓰일 만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G11은 탄피가 없는 무탄피 돌격소총으로 독일정부의 관심을 받습니다. 분당 2000RPM이라는 엄청난 숫자를 가지고 있으며 탄을 휴대하기도 편리하며 명중률도 괜찮았습니다.





탄피를 화약을 감싸 뇌관이 폭발하면 탄두가 발사되는 획기적인 방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독일을 비롯한 미국에서도 관심을 표명하며 미국의 돌격소총인 M16의 대체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탄피가 없이 총을 쏠 수 있다는 발상은 역시나 HK의 독창성을 옅보게 하는 발상이었습니다.





맨 왼쪽이 화약이자 탄피역할을 하고 두번째 뇌관, 탄두, 덮개입니다. 공이가 뇌관을 때리면 화약이 터지면서 탄두는 날아가고 발사과정이 끝나게 되는 거죠. 무탄피를 가진 G11을 제식소총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독일정부 앞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행하게 됩니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




생각지도 못한 냉전의 종식


H&K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G11을 완성하지만 독일의 냉전은 종식을 맞게 됩니다. 라이벌이 없어진 독일정부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돌격소총을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재고하게 되고 프로젝트는 역사의 뒤안길로 날아갑니다. '닭 쫒던 개 지붕만 쳐다보게 된 H&K'는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됩니다.



영국이 로열 오스넌스사로 회사가 넘어가게 되고 다시 독일로 넘어오게 된 H&K.






돌격소총의 교체를 고민하던 미국도 소련과 화해무드가 높아지자 G11의 채택을 보류합니다.(표면적으로 냉전의 종식이 원인이었지만 보수적인 미국정부는 백병전에 사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채택을 하지 않았다는 후문)



독일, 미국 두나라가 말하지 않은 불채택 사유





냉전의 종식이라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G11은 H&K의 다른 총기류처럼 가격이 높았습니다. 개발비가 엄청나게 들어간 G11의 가격도 높았지만 한 발당 1만 원에 육박하는 탄의 가격은 각 나라의 국방부의 귀를 의심하게 했습니다. 총기 가격이 높은 것과 탄의 가격이 높은 것은 천지차이.






낙동강 오리알이 된 H&K G11은 그대로 사장됐고 미안함을 가진 독일정부는 H&K에게 G36을 제식소총으로 채택하며 위로를 해주게 됩니다. H&K를 위해 채택한 G36은 독일정부에게 엄청난 고민을 안겨주게 되는데(여기나 저기나 군수용품에 대한 고민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를 잘타고 났으면 명작이 될 수 있던 G11


무탄피 돌격소총인 G11이 냉전의 종식을 맞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역사적인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아마도 지금처럼 사장되지는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탄의 단가보다 경쟁상대의 우선 점유가 더 중요 시 됐을테니까요. H&K의 명작이 될 수 있던 G11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이 최대 실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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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