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2. 3. 12:30



크라이슬러 300C 시승기, 시대를 역행하는 마초의 매력



자동차에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차가 콜벳이었습니다. 수동기어가 대세를 이루고 있던 시대에 엄청난 파워로 시선을 압도했고 엔진에서 들리는 묵직한 소음은 어린 가슴을 뛰게 하기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크라이슬러 300C는 미국산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자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머슬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압도하던 시절에는 확실히 미국산이 우세했습니다. 미드에서 받은 영향도 있겠지만 육중하고 묵직한 엔진음은 자동차의 기준을 그 것에 맞추게 했는데요. 독일산이 자동차시장에 기준이 되면서 미국산 브랜드가 점유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300C는 크라이슬러가 다임러와 합병했을 당시 벤츠 E클래스와 플랫폼을 공유했었습니다. 합병을 하게 되면 자회사의 뉘앙스가 묻어나게 마련인데 300C는 지금까지 자기만의 색깔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근육질의 바디를 바탕으로 거친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것이 시대의 흐름과는 다른 행보입니다.


자동차 브랜드가 합병을 거치면서 자회사의 정체성을 닮아가고 있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입니다. 이전의 자동차 브랜드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었고 호불호가 갈릴 정도로 확실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의 자동차 시장은 꽤나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크라이슬러도 피아트와 합병을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3위의 자동차 브랜드였다는 자존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실내의 인테리어도 투박하고 직관적이며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첨단장치가 판을 치면서 너무 많은 기능들이 탑재되어 자동차가 운전자를 지배하고 있습니다만 300C는 운전자에게 양보해주고 있습니다.


시동과 함께 들리는 묵직한 엔진음은 아메리칸 머슬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며 악셀을 더 깊이 누르고 싶은 충동은 자아냅니다. 디젤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음과는 확실히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는데요. 아직까지 이런 감성을 가진 자동차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크라이슬러 300C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실내도 오랜만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아진 보턴들의 배열로 인해 어지럽고 복잡했던 인테리어와는 확실히 다랐고 달리기를 위한 준비는 확실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플랫폼이 E클래스와 공유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넓은 실내공간은 갑갑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오버행이 짧아지고 주간주행등을 배치하는 트랜드를 따르고는 있지만 주행에서 만큼은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연흡기 6기통의 엔진에서 뿜어내는 힘은 모자람을 터보차저로 메우는 녀석들과는 격이 다름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2톤에 가까운 공차중량을 가지고 있지만 8킬로의 연비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묵직함을 강조한 크라이슬러 300C는 스티어링휠까지 묵직하게 만들어서 파워스티어링이 아닌가는 의구심을 낳게 합니다. 파워스티어링을 의심하게 만드는 스티어링이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편하지는 않더군요. 300C는 확실히 마초의 향기가 가득한 녀석입니다.


최근의 자동차들은 수려하고 아름다운 외관과 실내를 가지고 있지만 마초의 매력을 느낄 순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300C를 소유하고 있는 오너들의 대부분 남자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시대의 트랜드가 다운사이징의 터보차저로 흐르고 있음에도 자신만의 고집을 고수하고 있는 300C는 마초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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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