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6. 1. 9. 23:49



뒤뚱뒤뚱 물오리, BMW X5



탑기어의 진행자 제레미 클락슨이 BMW X5를 두고 엄청난 독설을 퍼부었을 때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BMW인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워낙에 독일브랜드에 대한 악평을 늘어놓는 리뷰어였기에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만 실제로 콕핏에 앉아보니 제레미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4WD임에도 등판능력이 형편없으며 무거운 차체가 제대로 자세를 잡지 못하여 주행에 방해가 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익스테이어와 인테리어는 분명 BMW였지만 그동안 보여준 단단함과 묵직함을 찾아볼 수 없었고 무늬만 비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에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베이비 레인지로버인 이보크보다도 못한 안정감과 폭스바겐 티구안보다 못한 주행감은 그동안 가져왔던 BMW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했습니다. 3리터의 터보는 이질감이 극대화되었고 브레이킹은 부드럽지 못했습니다. 6기통을 가진 비머를 실키식스라고 불리우지만 이녀석에게서는 실키를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는데요.


그동안 BMW가 가지고 있던 답답함과는 달리 넓은 실내공간, 넉넉한 레그룸은 그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콕핏에서 전방을 바라보는 각도는 시원했고 좌우를 보기에도 편했으나 높은 차고로 인해 사이드스태프를 확실하게 챙기기는 어려웠습니다. SUV가 가지는 시야의 한계였고 일부 모델에서는 어라운드뷰를 달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차량이 후방과 전방을 넘어 좌우까지 살펴주니 디스플레이를 보지 않고 운행했을 때는 어떻게 운행을 했는 지 까마득하기까지 합니다. 직관적인 인테리어와 간결한 센터페시아는 다른 BMW와 같았고 완성도가 높아서 잡소리가 나지 않았으며 견고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메탈그레이와 카본이 요즘 모터브랜드의 추세지만 여전히 우드그레인을 사용해 올드한 느낌을 주었고 세대를 아우르기에는 부족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가 센터페시아로 들어가 안정감을 찾았지만 능력은 여전히 발전하지 않았고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구석이 많습니다.


억대를 호가하는 몸값을 가진 BMW X5에게서는 그럴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차고가 높은 모델들이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를 넘지 못하고 출렁거리며 뒤뚱거리는 모습은 물결이 심한 물 위의 오리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누군가에는 드림카인 BMW X5는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량재원


엔진형식 : 6기통 터보

배기량 : 2993cc

변속기 : 8단 자동

최고출력 : 258마력

최대토크 : 57.1kg.m

제로백 : 6.9초

최고속도 : 230km/h

연비 : 12.3km/l

구동방식 : 4WD

공차중량 : 207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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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