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2015. 10. 29. 13:29



임팔라를 보면 십수년 전에 수입되었던 머큐리 세이블이 떠 오른다. 미국내에서는 그저 그런 차였고 종종 경찰차로도 자주 등장하던 모델이었지만 V6라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세단으로 각광을 받으며 인기를 누렸었다. 임팔라도 미국내에서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시장에서는 다르다.





임팔라를 출시하면서 GM이 고민을 했던 부분도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이 붙지 않은 모델을 프리미어 시장에 내놓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임팔라보다 한 급 위의 모델이며 글로벌에서 좋은 반응을 가져왔던 알페온을 생산해 적잖은 손해를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팔라보다는 확실히 더 많은 공을 들였고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으나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임팔라를 국내 생산시설에서 생산하지 않고 완성차를 들여 보낸 것도 이런 우려와 맞물려 있고 이런 반응은 GM의 경영진을 당혹하게 했을 것이다.





임팔라는 국내 출시를 하면서 미국내수보다 많은 옵션을 탑재했고 이 점이 많은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일 수도 있다. 유수의 브랜드들을 보면 좋은 성능에 비해 한참 모자란 옵션을 탑재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차를 운송수단으로 여기는 그들과 우리와의 차이점을 간파하지 못한 발상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하위 세그먼트에서 장착된 옵션이 장착되지 않은 프리미엄은 프리미엄으로써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한국의 소비자들이다. 알페온이 좋은 성능을 지니고도 한국시장에서 많은 호응을 일으키지 못한 이유이기도 한데 임팔라는 현기의 반사이익과 맞물려 이런 부분을 잘 건드려 주었고 이는 점유로 나타나게 된다.


더 많은 옵션을 탑재해 한국시장에서 좋은 차를 공급하는 GM에 대해 미국내 미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GM이 내수시장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는 의문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그들은 그저 한국 소비자가 부럽다는 반응 이외의 큰 반응은 없다.


미국내에서 임팔라를 경찰차로 생각하는 미국인의 눈에는 우리의 반응이 낮설기도 하고 의외일 수도 있다. 아마도 우스울 것이다. 임팔라를 국내보다 더 좋은 옵션으로 공급한다고 해서 미국인들이 GM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일은 볼 수 없다. 자국의 브랜드가 좋은 평을 듣고 있다는 것에 그저 신기해 할 뿐...


임팔라가 꽤나 좋은 차라는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국의 기업이 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이 미국인들의 생각인 것이다. 자국보다 좋은 옵션을 제공했다고 브랜드를 혐오하거나 비난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임팔라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현기의 반사이익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델이 미국내의 현기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GM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브랜드는 없다. 여전히 GM은 미국내에서 좋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브랜드의 이미지도 이전과 다르지 않다. 독일 브랜드보다 덜 좋은 평가를 듣고 있는 GM이지만 내수에서 여전히 높은 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은 우리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의 차이를 재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만의 소설로 시장에서 많은 힐난을 듣고 있는 우리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GM이 즐거워 하면서도 의아해 할 부분이다. 옵션을 중시하지 않는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델은 우리의 모델과는 다른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저 잘 먹고 잘 입는다고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제대로 반응하는 성숙한 모습을 가진 것이 선진국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놓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고 안쓰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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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초적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