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뿐 아니라 대부분 수영에서 기본으로 거론되는 것이 '코어'이다. ''코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모르지는 않지만, 수영에서 어떤 것을 코어라고 명칭 하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아마추어는 적다. 아마도 코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강사조차 모를 가능성이 크다.
중심점이라는 뜻을 가진 코어를 자유형에서 잡아야 한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코어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 건지는 알려주지는 않는다. "코어를 잡으세요."라는 말로 전달을 하지만, 의문만 가득하다.
전달하는 사람도 잡는 법을 모르고 있으니 전달 받는 사람도 당연히 방법을 알 수 없다. 수영은 전신운동이며 손쉬운 운동으로 알려져 있으나 건강을 위해 대충 하는 수준이라면 정확하게 맞는 말이지만, 조금이라도 욕심을 갖게 된다면 전혀 맞지 않는다.
수영은 지상에서 수행하는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저항이라는 커다란 언덕을 넘어야 한다. 수영하는 영자는 의식할 수 없으나 조금이라도 비뚤어지면 반복적으로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속도를 저하시킨다.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저항을 넘어야 한다.
기본인 자유형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수평뜨기'이다. 강력한 팔젓기인 스트록이나 발차기가 합해져야 하지만, 기본인 수평 뜨기가 되지 않으면 전혀 소용없는 일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수영은 여타의 다른 스포츠와 달리 저항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수평 뜨기를 위해서 머리 위로 팔을 모으고 뻗어 물에서 엎드려 수평 뜨기를 해보면 자신이 수평이 되는지 알 수 있다. 수평 뜨기가 유지되지 않고 다리부터 가라앉는다면 자유형을 하는 내내 몸이 수평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저항에 완벽히 부딪힌다.
그래서 '코어를 잡아라'는 다음 명제가 나오게 된다. 코어를 잡는, 수평뜨기를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머리를 더 바닥으로 누르고 가슴을 누르기도 했으며 하체를 띄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힘을 쓰면 쓸수록 아시다시피 다리는 가라앉는다.
국내에서 마땅한 자료나 영상이 없어 외국 영상을 전전긍긍하던 때 스트록을 위해 '앵커링'을 해야 하고 저항을 위해 배 아래처럼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코어를 잡는' 것의 다른 표현이다. 처음에는 수평 뜨기를 위해 엉덩이를 띄우려고 노력했다.
엉덩이가 뜨면 자연스럽게 다리가 뜬다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가르침을 알려준 강사를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패주고 싶다. 엉덩이가 뜨면 신체 구조상 다리는 가라앉는다. 접영에서 입수 발차기를 하면 다리는 내려가고 엉덩이가 올라가는 모습과 같다.
자유형에서 수평뜨기가 되기 위해서는 엉덩이가 내려가야 다리가 올라간다. 생각보다 엉덩이를 과하게 내려야 하고 이때 코어힘이 필요하다. 코어를 잡는다는 것은 엉덩이를 내리기 위해 코어를 늘이고 가슴을 내미는 자세이다. 엉덩이를 내리고 수영하면 신세계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