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2020. 12. 23. 21:10

 

 

헤리티지는 역사와 전통 어쩌구저쩌구를 강조하는 브랜드에서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쌓아온 스토리를 강조하며 차별화된 브랜드라는 점을 내세우며 시장에서 오랜 시간 점유를 누렸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기술력을 가진 다양한 분야에서 헤리티지를 이야기하긴 하지만, 가장 강조되는 분야가 패션이고 자신들이 가진 농익은 연출을 교육하기도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서유럽에서 내세운 멋들어진 국가정책에 버금갈 정도로 시장에 확장되었다.

 

 

 

 

오랜 시간 기술을 축척하고 계승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멋진 일이다. 이런 점을 강조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계승 방식까지 전수하여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하는 것은 브랜드 스스로가 경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생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

 

오랜 시간 대중에게 각인되며 역사를 쌓아가는 브랜드가 있으나 우리나라와 같이 흐름이 빠르고 흐름에 발맞추는 분위기에서는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 조금만 흐름에서 뒤처지면 촌스럽다고 바라보게 마련이고 면전에 대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삶의 질이 이전보다 현격하게 높아지면서 남녀노소의 구분을 하지 않으며 더 빠르게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심하게 경쟁하며 돋보이기 위해서는 새로움을 추구할 수밖에 없으며 차별화라고 인식하기 마련이다.

 

넓은 땅덩어리에서 한번도 이동하지 않으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의 패턴이 바뀌지 않은 흐름과 동떨어진 것이 자랑스러운 문화에서 가능한 일이다.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는 10년을 1년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으나 우리에게 10년은 10년이다.

 

 

 

 

10년 전 내가 추구했던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하는 사람은 정말 감각이 떨어지거나 패션이라는 카테고리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를 청소년기부터 지금까지 입고 있으나 그 시절의 것들은 사라졌다.

 

레트로 무드가 새로운 트랜드로 입성하면서 80년 대나 90년 대 트랜드를 복각하기도 하지만, 그 시절 사용하던 물건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는 정말 드물 것이다. 10년 전에서는 정통 리바이스보다는 콜라보를 거친 엔지니어드가 유행이었다.

 

 

 

 

 

지금 엔지니어드를 착용하면 뒤쳐진 사람으로 치부되며 흐름에 맞추지 못한다고 핀잔을 들을 수도 있다. 남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굳건한 멘탈을 소유하고 있다면 문제 되지 않겠으나 뒤에서 들이는 말들이 신경 쓰이게 마련이다.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일부 브랜드는 정말 역사가 없는 나라에서 발전한 경우가 있다는 점이 우숩기는 하다. 반만 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200년 겨우 넘어가는 나라에서 전파된 헤리티지에 매료되었다는 점은 씁쓸하게까지 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헤리티지라는 대단히 매력적인 코드가 불필요할 수 있다.

 

 

반응형
Posted by 원초적한량